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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獨 수출 반등에도…산업 생산 부진, 경제 전망 먹구름

이한재 2025-02-12 11:50:14

12월 수출↑, 연간 기준 2년 연속↓
산업 생산 2.4%↓, 팬데믹 전보다 10%↓
트럼프 변수…獨 수출 3년 연속↓ 우려
자동차 반등 기대…구조적 쇠퇴 여전
[기획-무역 FOCUS] 獨 수출 반등에도…산업 생산 부진, 경제 전망 먹구름
하파크로이트

작년 12월 독일 수출이 예상치보다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달 산업 생산이 시장 전망을 훨씬 밑돌면서,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약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졌다.

수출 증가…하지만 연간으론 2년 연속 감소

독일 연방통계청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 독일 수출은 전월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0.6% 감소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2024년 전체 수출액은 중국의 수요 부진 등으로 전년 대비 1.0% 줄어들며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8% 하락했고, 이에 따라 대외 무역수지 흑자는 2,412억 유로에 달했다.

독일 경제는 해외 경쟁 심화, 높은 에너지 비용, 금리 인상, 불확실한 경기 전망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4년에도 2년 연속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기획-무역 FOCUS] 獨 수출 반등에도…산업 생산 부진, 경제 전망 먹구름
독일의 산업 생산 변화(최근 3개월)

3년째 수출 감소 예고…트럼프 관세·무역 긴장 변수

독일 정부는 2025년에 수출이 추가로 0.3% 감소하며 3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긴장, 독일 산업 경쟁력 약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독일산업연맹(BDI)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보호무역주의를 다시 강화할 경우, 내년 독일의 수출 의존도가 0.5%포인트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월 독일의 대(對) EU 수출은 전월 대비 5.9% 증가했지만, 비(非)EU 국가로의 수출은 0.5% 감소했다. 수입은 11월 대비 계절 조정 기준 2.1% 늘었으며, 이에 따라 12월 대외 무역 흑자는 207억 유로(약 215억 달러)로 전월(192억 유로)보다 증가했다.

[기획-무역 FOCUS] 獨 수출 반등에도…산업 생산 부진, 경제 전망 먹구름
독일의 수출 실적(2022-2025년)

산업 생산 2.4%↓…“팬데믹 전 수준 10% 하회”

같은 날 발표된 12월 산업 생산 지표는 전월 대비 2.4% 급감해, 로이터가 집계한 예상치(0.6% 감소)를 크게 밑돌았다. 11월 생산 증가율도 1.5%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는 “독일 산업 생산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약 10%나 낮다”며 “최근의 추세는 독일 제조업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됐음을 재확인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생산은 직전 분기 대비 0.9% 떨어져 산업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기획-무역 FOCUS] 獨 수출 반등에도…산업 생산 부진, 경제 전망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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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반등·금리 하락 기대 있지만, 구조적 쇠퇴 우려”

다만 전날 발표된 12월 산업 주문이 항공기·선박·기차·군용 차량 등에 대한 대규모 주문에 힘입어 6.9% 증가한 점은 긍정적 신호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햄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생산 반등과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기업 투자를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업 심리를 보여주는 Ifo 지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12월 중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케닝햄은 “전반적으로 보면 독일 산업은 구조적 쇠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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