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독일 수출이 예상치보다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달 산업 생산이 시장 전망을 훨씬 밑돌면서,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약한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커졌다.
수출 증가…하지만 연간으론 2년 연속 감소
독일 연방통계청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 독일 수출은 전월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전문가들이 예상한 0.6% 감소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그러나 2024년 전체 수출액은 중국의 수요 부진 등으로 전년 대비 1.0% 줄어들며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2.8% 하락했고, 이에 따라 대외 무역수지 흑자는 2,412억 유로에 달했다.
독일 경제는 해외 경쟁 심화, 높은 에너지 비용, 금리 인상, 불확실한 경기 전망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4년에도 2년 연속 위축을 피하지 못했다.
3년째 수출 감소 예고…트럼프 관세·무역 긴장 변수
독일 정부는 2025년에 수출이 추가로 0.3% 감소하며 3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역 긴장, 독일 산업 경쟁력 약화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독일산업연맹(BDI)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보호무역주의를 다시 강화할 경우, 내년 독일의 수출 의존도가 0.5%포인트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12월 독일의 대(對) EU 수출은 전월 대비 5.9% 증가했지만, 비(非)EU 국가로의 수출은 0.5% 감소했다. 수입은 11월 대비 계절 조정 기준 2.1% 늘었으며, 이에 따라 12월 대외 무역 흑자는 207억 유로(약 215억 달러)로 전월(192억 유로)보다 증가했다.
산업 생산 2.4%↓…“팬데믹 전 수준 10% 하회”
같은 날 발표된 12월 산업 생산 지표는 전월 대비 2.4% 급감해, 로이터가 집계한 예상치(0.6% 감소)를 크게 밑돌았다. 11월 생산 증가율도 1.5%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는 “독일 산업 생산은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약 10%나 낮다”며 “최근의 추세는 독일 제조업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됐음을 재확인시킨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생산은 직전 분기 대비 0.9% 떨어져 산업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동차 반등·금리 하락 기대 있지만, 구조적 쇠퇴 우려”
다만 전날 발표된 12월 산업 주문이 항공기·선박·기차·군용 차량 등에 대한 대규모 주문에 힘입어 6.9% 증가한 점은 긍정적 신호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케닝햄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단기적으로 자동차 생산 반등과 금리 인하 가능성이 기업 투자를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업 심리를 보여주는 Ifo 지수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12월 중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에너지 집약적 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케닝햄은 “전반적으로 보면 독일 산업은 구조적 쇠퇴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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