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대미 수출 가운데 약 3분의 1이 미국의 새로운 12.5% 관세 적용을 받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 생산품의 교역을 문제 삼아 다수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아시아 수출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관보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수십 개 교역 상대국의 상품에 10~1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USTR는 이들 국가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을 교역하고 있는지를 조사해 국가별 관세율을 결정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미국은 약 100년간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를 엄격하게 집행해 왔다”며 “교역 상대국들도 같은 조처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심층-무역 FOCUS] 싱가포르 대미 수출 3분의 1에 12.5% 관세…강제노동 규제 후폭풍](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7/24/I9uzrqlJQWu96wlJHs00452oWkNyd2BZGEC54Zkh.jpg)
싱가포르 등 45개국 고율 관세 적용
지난 3월 시작돼 이달 종료된 USTR 조사에서 싱가포르는 12.5% 관세 대상인 45개 국가·지역에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이들 경제권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멕시코와 영국, 캐나다, 인도 등 약 10개 교역 상대국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10% 관세가 적용된다. 미국은 이들 국가가 강제노동 관련 규제를 도입한 점을 고려했다. 일본과 스위스, 한국에는 12.5% 관세가 적용되지만 미국과 각각 체결한 무역합의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을 비롯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해 왔다.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도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심층-무역 FOCUS] 싱가포르 대미 수출 3분의 1에 12.5% 관세…강제노동 규제 후폭풍](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7/24/OdEk06xo8li0Ed9Z9CZeqG8wl6AeKfGLeyR1nmOJ.jpg)
반도체·의약품 등 주요 품목 일부 제외
모든 싱가포르산 상품이 새로운 관세를 적용받는 것은 아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에너지와 에너지 제품,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일부 전자·항공우주 제품, 반도체, 화폐·금괴용 금속 등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 백악관 대통령 각서에 따라 철강과 알루미늄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품목별 관세가 이미 부과된 제품에도 이번 관세가 중복 적용되지 않는다. 일부 에너지 제품과 비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적용을 받는 상품도 면제된다.
이번 조치는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에 사용된 법적 근거를 무효로 판단한 이후 추진된 새로운 관세 정책의 하나다. 법원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도입한 10% 보편관세가 이달 만료되면서 강제노동 관세가 이를 대체하게 됐다.
과잉생산 조사도 진행…추가 관세 가능성
싱가포르는 다른 15개 경제권과 함께 제조업의 구조적인 과잉생산과 공급과잉 정책에 관한 USTR의 무역법 301조 조사도 받고 있다. 조사 결과의 발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향후 추가 관세가 결정될 경우 강제노동 관련 관세에 중복 부과될지도 불분명하다.
그리어 대표는 과잉생산 조사가 강제노동 조사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관세에 무역법 301조를 활용한 배경으로 적용 기한과 관세율 상한이 없다는 점을 꼽는다. 301조에 근거한 과거 관세 조치도 법원의 심사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지속력을 보였다.
다만 개별 국가의 특정 불공정 관행을 규제하기 위한 법을 수십 개 국가에 포괄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의회의 입법 취지를 넘어선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관세 시행 직후 미국 내에서 관련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심층-무역 FOCUS] 싱가포르 대미 수출 3분의 1에 12.5% 관세…강제노동 규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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