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강제노동 문제를 이유로 중국과 인도, 유럽연합(EU) 등 60개 교역 상대국에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관세의 법적 근거를 잇달아 바꾸며 보호무역 장벽을 다시 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강제노동 관련 조사 결과에 따라 60개 교역 상대국의 수입품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새 관세는 25일부터 시행되며 대상 국가·지역이 미국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한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미국은 약 100년간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이를 엄격하게 집행해 왔다”며 “이제 교역 상대국들도 같은 조처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인권 침해이자 무역을 왜곡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세계 노동자의 복지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기획-무역 FOCUS] 미국, 60개 교역국에 ‘강제노동 관세’…최대 12.5% 부과](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7/24/w02nILwzFhDrdwqQQlFidF9ipEAvQDi4SqcVUyiM.jpg)
강제노동 금지제도 따라 관세율 차등 적용
관세율은 각국이 강제노동 생산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관련 금지제도를 운용 중인 캐나다와 EU, 영국 등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10% 관세가 적용된다.
반면 미국 정부가 대응 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중국과 일본 등에는 1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인도 역시 이번 조치의 주요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국가별 평가 기준과 세부 대상 품목은 공개된 내용만으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품목별 관세를 이미 적용받는 철강과 알루미늄 등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미국에 들어오는 상품에도 새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기획-무역 FOCUS] 미국, 60개 교역국에 ‘강제노동 관세’…최대 12.5% 부과](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7/24/oRIPdDLJ05gpiJXsYIq8EQmh38wfUIh2PUQegVO6.jpg)
한시적 보편관세 종료 맞춰 새 관세로 대체
이번 조치는 기존 10% 보편관세의 종료 시점에 맞춰 시행된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다수의 관세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법적 권한을 동원해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다시 부과했지만 적용 기간은 150일로 제한돼 25일 만료된다.
미국 정부는 이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6월 강제노동 관련 관세 부과안을 제시했다. 수개월간의 조사 절차를 거친 만큼 대통령 권한만을 앞세운 종전 조치보다 법원의 심사를 견딜 가능성이 크다는 게 통상 전문가들의 평가다.
새 관세에는 무역법 301조가 근거로 활용됐다. 이 조항은 외국의 무역 관행이 부당하거나 불합리하고 차별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를 비롯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에도 301조를 근거로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고 해당 조치는 법적 분쟁에도 유지됐다.
추가 관세 가능성…교역국 압박 수단 유지
미국의 관세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USTR는 미국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16개국이 상품을 과잉 생산해 국제가격을 낮추고 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고 있는지를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별로 서로 다른 추가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앞서 1년간의 조사를 거쳐 브라질의 일부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캐나다가 미국산 주류와 자동차, 유제품을 차별적으로 취급하고 있다며 다수의 캐나다산 상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했다.
그레타 파이시 전 USTR 법률고문은 기본관세를 유지하면서 추가 관세 가능성을 열어두는 전략이 교역 상대국에 대한 미국의 협상력을 높인다고 평가했다. 각국이 미국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이행하도록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조시 립스키 애틀랜틱카운슬 연구원은 “이번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며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보다 강한 보호무역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U는 미국이 기존에 체결한 공동성명의 약속을 지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이 다양한 법적 수단을 동원하면서 각국의 대미 무역합의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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