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전자제품 수출 호조를 반영해 올해 비석유 국내수출(NODX) 전망치를 대폭 상향했다. 반도체와 데이터 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반기 수출 증가율은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기업청은 2026년 NODX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5%에서 14~16%로 높였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강한 상반기 수출 실적과 글로벌 AI 관련 투자의 가속화가 전망치 조정의 배경으로 꼽혔다.
싱가포르의 NODX 증가율은 올해 1분기 9.6%에서 2분기 27.4%로 크게 확대됐다. 상반기 전체 증가율은 18.6%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기획-ASEAN 트레이드] 싱가포르 수출 전망 대폭 상향…AI 반도체 수요 ‘훈풍’](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8/11/oE43POUBHqlUuyB0QdbA1dFK8rY6LvAU0FA5lEoi.jpg)
전자제품 수출 88.1%↑…반도체가 성장 주도
수출 증가세는 전자제품이 이끌었다. 2분기 전자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1% 급증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1분기에도 57.8% 늘어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세부 품목 가운데 집적회로(IC)와 반도체 수출은 91.9% 증가했다. 디스크 미디어 수출은 182.5% 급증했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AI 연산에 필요한 반도체와 전자장비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AI 관련 수출 수요는 중동 분쟁과 미국의 관세 조치가 아시아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전자제품 생산과 수출이 확대되면서 제조업 생산이 크게 늘었다.
비전자제품 NODX도 회복세를 보였다. 1분기 3.5% 감소했던 비전자제품 수출은 2분기 8% 증가로 전환했다. 의약품 수출이 62.3% 늘면서 비전자 부문의 반등을 이끌었다.![[기획-ASEAN 트레이드] 싱가포르 수출 전망 대폭 상향…AI 반도체 수요 ‘훈풍’](https://img.intrad.co.kr/resources/2026/08/11/LmIkCTxgyI2KV5Y2mBNzg32OoXFTWhCCpTNVxHef.jpg)
상반기 경제성장률 6.1%…GDP 전망도 상향
수출과 제조업 호조에 힘입어 싱가포르 경제는 올해 상반기 평균 6.1% 성장했다. 싱가포르 통상산업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4.5~5.5%로 상향했다.
상반기 경제 성과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데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지출이 확대되면서 제조업과 무역 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이다.
2분기 재수출을 포함한 전체 상품 교역액은 전년 동기보다 40.2% 증가했다. 전체 수출은 38.5% 늘어 1분기 증가율인 27.9%를 웃돌았다. 비석유 수출은 36.5%, 석유 수출은 50.8% 증가했다.
시장별로는 대만이 싱가포르의 최대 NODX 증가 시장으로 나타났다. 2분기 대만 수출은 90.4% 급증했고 한국과 미국도 각각 67.1%, 58.9% 늘었다.
AI 투자 조정 가능성…하반기 성장 변수
싱가포르 정부는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구축이 수출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와 상반기의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율 자체는 점차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AI 투자 열기가 급격히 식을 수 있다는 점은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통상산업부는 글로벌 AI 자본지출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되고 실물경제로 충격이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싱가포르 통화청이 지난 6월 민간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AI 거품 붕괴’를 경제의 하방 위험으로 꼽았다. 이를 최대 위험 요인으로 선택한 응답자도 15%에 달했다.
중동 지역 분쟁의 장기화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수출 전망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당분간 싱가포르 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겠지만, 특정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글로벌 투자 변동성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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