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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중국, 아프리카 53개국과 무관세 합의…통상 영향력 키운다

이찬건 2026-05-08 19:31:00

[기획-무역 FOCUS] 중국, 아프리카 53개국과 무관세 합의…통상 영향력 키운다

중국이 아프리카 53개국 상품에 대한 무관세 대우를 확대하면서 아프리카 통상질서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유럽이 핵심광물과 공급망 협력을 앞세워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중국은 시장 개방 카드를 통해 대아프리카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2026년 5월 1일부터 2028년 4월 30일까지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아프리카 53개국 상품에 무관세 혜택을 적용한다. 대만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에스와티니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존에는 일부 최빈개도국 중심으로 무관세 혜택이 제공됐지만, 이번 조치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이집트, 케냐 등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큰 국가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

중국은 이번 조치를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 확대 방안으로 강조하고 있다. 첫 적용 사례로는 남아공산 사과가 중국 선전 세관을 통과한 사례가 소개됐다. 중국 측은 이를 계기로 아프리카산 농산물과 식품, 일부 가공품의 중국 시장 진입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의 코코아, 케냐의 커피, 남아공의 감귤과 와인 등도 수혜 가능성이 있는 품목으로 거론된다.

[기획-무역 FOCUS] 중국, 아프리카 53개국과 무관세 합의…통상 영향력 키운다

이번 무관세 확대는 단순한 관세 인하를 넘어 통상 외교의 성격이 강하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와 아프리카성장기회법 연장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은 아프리카 수출국에 대체 시장을 제공하는 파트너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이 원자재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농산물·가공품 수출을 늘리려는 상황에서 중국의 거대 소비시장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프리카의 대중국 수출은 여전히 원유, 광물, 금속 등 원자재 중심이다. 반면 중국은 기계, 전자제품, 섬유, 소비재 등을 아프리카에 대규모로 수출하고 있어 무역 구조는 중국 흑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2025년 기준 중국의 대아프리카 수출은 2250억달러, 수입은 123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관세가 사라져도 품질 인증, 검역 기준, 냉장 물류, 항만 인프라, 유통망 부족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프리카 기업이 실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경제전략센터의 아마두 디알로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무관세 확대는 아프리카 수출국에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안기는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 장벽 완화는 농산물과 가공품의 중국 시장 진입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교역 불균형을 줄이려면 아프리카 국가들의 생산·가공·물류 역량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아프리카를 둘러싼 미·중 통상 경쟁이 핵심광물 확보를 넘어 시장 접근과 수출 통로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획-무역 FOCUS] 중국, 아프리카 53개국과 무관세 합의…통상 영향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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