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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EU·메르코수르 FTA 발효…‘세계 최대 자유무역권’ 본격 가동

이한재 2026-05-08 12:05:02

관세 90% 철폐…700만 시장 연결
佛 농가 반발 속 독일·스페인 지지
자동차·와인 수출 확대 기대감
보호무역 확산 속 공급망 다변화
[기획-무역 FOCUS] EU·메르코수르 FTA 발효…‘세계 최대 자유무역권’ 본격 가동
HMM

유럽연합(EU)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간 대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이 잠정 발효됐다. 협정의 법적 효력 여부를 둘러싼 유럽사법재판소(ECJ) 판단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EU는 공급망 다변화와 시장 확대를 위해 협정 이행을 강행했다.

이번 협정은 EU와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회원국 간 관세를 90% 이상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측 경제 규모를 합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0%, 소비 인구는 7억 명을 웃도는 초대형 자유무역권이 형성된다.

협정은 1999년 협상 개시 이후 25년 넘는 진통 끝에 올해 1월 최종 타결됐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EU가 새로운 교역 축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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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메르코수르 무역협정 추진 경과

자동차·와인 관세 인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잠정 발효를 통해 협정의 실질적 효과가 입증될 것”이라며 “관세 인하가 즉시 시작되고 유럽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접근 기회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EU 측은 이번 협정을 통해 자동차·의약품·와인·치즈 등 유럽산 제품의 남미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브라질 등 메르코수르 국가로 수출되는 자동차와 와인 관세는 즉시 철폐되거나 대폭 인하된다.

반면 메르코수르 국가들은 소고기·가금류·설탕·쌀·꿀·대두(콩) 등 농축산물의 유럽 시장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역사적인 합의가 현실화된 날”이라며 “양측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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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메르코수르 협정 주요 지표

프랑스 “농업 붕괴 우려”

다만 협정을 둘러싼 유럽 내부 갈등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는 브라질 등 남미 농산물이 대거 유입될 경우 자국 농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프랑스 좌파 성향 유럽의회 의원 마농 오브리는 “유럽 농민들은 환경·위생 기준이 낮은 값싼 농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매우 암울한 날”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프랑스는 협정 저지를 시도했지만 독일·스페인 등 다수 회원국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협정 체결을 강하게 지지해왔으며, 이번 협정이 유럽 제조업 수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메르코수르 협정은 규범 기반 무역 질서를 강화하고 유럽 경제의 회복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무역 FOCUS] EU·메르코수르 FTA 발효…‘세계 최대 자유무역권’ 본격 가동
HMM

EU, 통상 다변화 가속

EU는 메르코수르 협정과 함께 인도·호주·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시장과의 통상 협상도 병행하며 글로벌 교역망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시기에 메르코수르와 EU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권 중 하나를 출범시키게 됐다”며 “다자주의 복원의 상징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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