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무역 FOCUS] DP월드 “무역갈등 속에서도 내년 성장”…신흥시장 투자 확대

두바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항만운영사 DP월드(DP World)가 무역전쟁과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내년 성장세를 자신했다. 회사는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의 항만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교역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티멘 미스터(Tiemen Meester) DP월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부다비에서 열린 ‘로이터 넥스트 서밋’에서 “세계 경제는 미·중 교역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여전히 다양한 지역에서 성장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은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며 “관세전쟁에도 불구하고 여러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충돌로 항로 재편…미국행 물동량 감소

미스터 COO는 “관세로 인해 해운 노선이 재편되고 있다”며 “특히 극동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수입 물량이 올해 하반기 들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이 지난해 말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올해 후반 물동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상호 관세 부과로 인해, 양국 항만을 오가는 선박들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산 선박이 미국에 입항하면 관세가 부과되고, 반대로 미국 선박이 중국 항만에 입항할 때도 비슷한 제재가 적용된다”며 “양국 모두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동, 동서 교역 연결축으로 부상”…물류허브 강화 전략

그는 중동이 향후 교역의 중심축으로서 더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로 향하는 무역이 늘면서 중동은 동서 교역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수한 항만 인프라와 물류·창고 시설, 원활한 기업 환경이 공급망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DP월드는 이러한 기회를 바탕으로 아시아, 인도, 중동,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지에서 항만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신흥시장 신뢰 높아”…자유무역협정이 교역 촉진

미스터 COO는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주요 교역국과 수십 건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했다”며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신뢰도 역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바이 제벨알리항 자유무역지대에는 현재 1만1천 개 이상의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며 “건설자재, 기계, 차량, 식료품 등 다양한 품목이 활발히 거래되며 지역 및 글로벌 물류허브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해 항로 ‘리셋’…공급망은 안정 국면 진입

글로벌 해운업은 최근 몇 년간 경기 불확실성과 공급망 병목, 홍해 해역에서의 후티(후티 반군) 공격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미스터 COO는 “지금은 공급망이 안정세를 찾았다”며 “홍해 항로가 한때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았지만, 해운사들이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등 대체 경로를 확립했다”고 밝혔다.

그는 “항로가 길어졌지만 물류망은 잘 작동하고 있으며, 유럽으로의 운송도 원활하다”며 “이제는 새로운 무역로가 정착 단계에 들어섰고, 러시아와 중국 해운사 등 신규 진입자들도 속속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