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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1분기 성장률 4.5%…1년 만에 최저치

이한재 2025-05-14 12:04:29

소비·수출 동반 둔화
성장률 전망 하향
대미 관세 리스크
통화 완화 가능성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1분기 성장률 4.5%…1년 만에 최저치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말레이시아 경제가 올해 1분기 4.5% 성장하며 1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긴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계 소비와 수출 수요가 동시에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사전 추정치와 같은 수준이며, 직전 분기인 2024년 4분기의 5.0%보다는 낮아진 수치다.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1분기 성장률 4.5%…1년 만에 최저치
말레이시아 분기별 GDP 성장률(%)

소비·수출 모두 부진…산업 전반 위축

경제 전문가들은 서비스업과 제조업 등 주요 산업 부문의 성장세가 약화된 가운데, 소비자들의 지출이 위축되고 수출 활력이 줄어든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CGS 인터내셔널 증권의 아마드 나즈미 이드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매판매, 자동차 판매, 대출 증가율, 소비재 수입 등의 지표가 모두 지난해 4분기보다 둔화된 모습”이라며 “이러한 흐름은 소비 위축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말레이시아 경제의 성장 모멘텀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1분기 성장률 4.5%…1년 만에 최저치
말레이시아 2025 GDP 성장률 전망(%)

무역 리스크에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하향

무역환경 악화와 내수 둔화를 반영해 전문가들은 말레이시아의 2025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4.7%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같은 이유로 전망치를 4.1%로 낮췄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오는 7월부터 대미 수출품에 대해 24%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위기에 처해 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미국 정부와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무역 분쟁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목표로 한 2025년 성장률(4.5~5.5%) 달성은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90일 간의 관세 유예에 합의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여전히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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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M, 유동성 확대…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인 네가라 은행(BNM)은 이번 주 금요일부터 법정 지급준비율(SRR)을 기존보다 100bp 낮춘 1.00%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약 190억 링깃(44억 달러)이 시중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에 대한 전망도 수정됐다. 기존에는 기준금리가 올해 내내 3.0%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2025년 중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DBS의 추아 한 텡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2기에서는 1기보다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미국발 관세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무역 긴장이 심화되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조치를 단행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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