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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철강 수출 급감…국내 공급 과잉 심화 우려

박문선 2025-05-08 17:27:55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철강 수출 급감…국내 공급 과잉 심화 우려

최근 글로벌 무역 갈등 심화로 중국의 철강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공급 과잉 및 철강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시장 분석가 및 철강 거래자 8인의 의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2분기 철강 출하량은 1분기 대비 최대 2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이며,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하반기에는 수출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산 철강 수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제3국 환적 무역 차단, 그리고 한국과 베트남 등 주요 수입국들의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한 추가 관세 도입 등이 지목된다. 

이로 인해 중국 철강 산업은 사실상 수출 경로가 차단된 ‘이중 타격’ 상황에 직면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철강 거래자는 “2분기 전체 수출이 줄어드는 것은 거의 확정적인 흐름”이라며, “대체 시장으로 언급되는 중동·아프리카·남미 역시 수용 역량에 한계가 있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중국은 그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위축된 내수 수요를 수출 확대를 통해 일정 부분 보완해왔다. 그러나 수출길이 막히면서 생산된 철강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게 되어, 중국 내부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철강 가격 하락, 철강 제조업체 수익성 저하, 철광석 등 원자재 수요 위축 등 연쇄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철강 수출이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관세 부과 이전 수출을 서두른 결과였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각국의 통상 조치로 이러한 흐름은 급격히 꺾였다. 

중국 최대 상장 철강사인 바오강(BAOSTEEL)의 회장도 지난달 “전례 없는 수출 압박에 직면했다”며, “국내에 쌓이는 철강 재고가 공급 과잉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조사기관 Mysteel이 4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형 수출업체들의 해외 주문량은 전달 대비 20~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우며, 구조적인 수출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컨설팅사 랑게 스틸(Lange Steel)의 부국장 게 신(Ge Xin)은 “무역 전쟁의 영향이 철강에 크게 의존하는 전기차, 가전제품 등 주요 산업군으로 확산될 경우, 부동산 이외의 수요 기반도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미 2분기에는 계절적 수요 둔화와 맞물려 공급 과잉이 본격화된 정황이 포착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과 보호무역주의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유연한 공급 조절과 수요 다변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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