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국제 원유 시장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새로운 관세 조치와 OPEC+의 생산량 증가 결정이 맞물리면서 원유 가격이 1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브렌트유 71달러선, WTI 68달러선 거래
오늘 4일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주요 원유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01시 49분(GMT) 기준 북해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54센트(0.75%) 하락한 71.08달러를 기록했으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역시 36센트(0.53%) 내린 68.01달러에 거래되었다.
이날 원유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발표, △미국의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새로운 관세 발효, △OPEC+의 원유 생산량 증가 계획 등이 꼽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중단 발표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지원을 즉각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주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회담에서 발생한 충돌 이후 나온 것으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오히려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완화될 경우, 원유 시장으로의 공급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원유 가격을 더욱 압박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국무부 및 재무부에 러시아와의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국 관리들이 향후 며칠 내에 러시아 대표단과 논의할 수 있도록 제재 완화 목록을 초안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OPEC+, 2022년 이후 첫 원유 생산량 증가 결정…추가 공급 우려
이날 원유 시장의 또 다른 주요 변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의 원유 생산량 확대 결정이다.
OPEC+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하루 138,000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추가로 늘릴 계획이며, 이에 따라 국제 원유 시장에 대한 공급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과 OPEC+의 생산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관세 조치 발효… 세계 경제 성장 둔화 우려 심화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관세 조치를 예고한 바 있으며, 이 조치는 5일 00시 01분(EST, 0501 GMT)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한 관세율은 25%로 설정되었으며,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에는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또한, 중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율은 기존 10%에서 20%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세계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연료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어 원유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MI의 한 분석가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및 무역 정책 변화가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공급 증가로 인해 유가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원유 시장, 단기적 변동성 지속될 가능성 높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결정과 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이 원유 공급 확대를 유발할 수 있으며, OPEC+의 생산량 증가와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적 움직임, OPEC+의 생산 조정,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 여부가 향후 원유 가격 변동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추가적인 정책 변화 여부가 시장 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국제 원유 시장은 지정학적 요인과 경제 정책이 얽히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향후 국제 유가의 흐름은 미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 변화, 글로벌 경기 둔화 여부, OPEC+의 추가적인 정책 조치 등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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