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2024년 자동차 생산량이 국내 판매와 수출 부진의 여파로 전년 대비 약 20% 감소하며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는 전기차 생산 증가와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생산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 기지로, Toyota(7203.T)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주요 수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기 침체, 금융 긴축, 전기차(EV) 시장 확대 등의 영향을 받으며 생산량이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태국 산업 연합(FTI)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 생산량은 147만 대로 집계되며, 이는 2023년 183만 대에서 19.7%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2월의 생산량까지 포함해 17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업계의 어려움을 방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생산량이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태국 산업 연합은 "2025년 자동차 생산량은 150만 대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 중 100만 대가 수출용이고 나머지 50만 대는 국내 시장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시장 침체… 가계부채·금융 긴축이 주요 원인
태국의 자동차 내수 시장은 높은 가계부채와 금융권의 대출 심사 강화로 인해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FTI 자동차 산업 부문 대변인 수라퐁 파이싯파타나퐁(Surapong Paisitpattanapong)은 "2024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연간 26.2% 감소해 15년 만에 최저 수준인 572,675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대출 거부율이 70%에 이른다"며, 자동차 대출 승인이 어려워지면서 소비자들의 차량 구매력이 크게 약화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태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자동차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금융권의 신용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유지될 경우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출 시장도 부진…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탄소 규제가 변수
태국의 자동차 산업은 수출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지난해 수출 실적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4년 자동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8.8% 감소한 100만 대에 그쳤다.
수라퐁 대변인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 전기차 시장 확대, 각국의 탄소 배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태국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탄소 배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전기차(E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추세다.
태국 정부는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전기차 산업 육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수라퐁 대변인은 "국가 지원 제도에 따라 전기차 생산이 증가하면서 향후 몇 년간 자동차 생산량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망: 전기차 확대 및 정부 부양책이 회복 열쇠
태국 자동차 산업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내수 시장 회복과 수출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태국 정부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첫째, 전기차 생산 확대가 주요 전략으로 꼽힌다. 태국은 이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EV 생산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제조업체들에게 세금 감면 및 보조금 지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EV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하고 있다.
둘째, 국내 소비 진작을 위한 금융 지원도 논의되고 있다. 태국 중앙은행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기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자동차 대출 승인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도 검토 중이다.
셋째, 신흥 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태국 자동차 수출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전통적인 시장에 집중되어 있지만, 동남아 및 중동, 아프리카 시장으로의 수출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태국 자동차 생산량이 150만 대 수준으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근본적인 회복을 위해서는 내수 및 수출 시장에서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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