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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도, 두바이 원유 벤치마크 도입

이찬건 | Rozelle Javier 2023-04-05 00:00:00

러시아와 인도가 두바이 원유 벤치마크 사용을 합의했다. 스트라토포트
러시아와 인도가 두바이 원유 벤치마크 사용을 합의했다. 스트라토포트

러시아의 대표적 정유업체 로스네프트와 인도석유공사가 유럽의 브렌트 유가 기준에서 벗어나 대신 두바이유 가격 기준(=두바이 원유 벤치마크)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국제 석유무역에 있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중요한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된다.

로스네프트는 오는 4월부터 인도석유공사에 옵션 물량을 포함해 매달 1100만 배럴을 판매할 계획이다. 석유는 두바이 기준가격으로 판매되며 배럴당 약 8달러에서 10달러까지 할인될 예정이다. 인도 정유사는 2022~23년 우랄스 원유 300만 배럴을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두바이 원유 벤치마크(Dubai Craud Benchmark) 또는 파테(Fateh)는 중동만, 러시아, 멕시코 등 세계 각지에서 정유사에 공급되는 원유의 주요 가격 기준이다. 다른 걸프 원유에 비해 두바이유의 장점 중 하나이며, 석유 마커로 사용되는 주요 이유는 바로 사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석유 마커 기준에는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와 영국 브렌트유, 그리고 두바이유 등이 있다.

러시아-인도, 두바이 원유 벤치마크 도입
두바이, 브렌트, WTI(텍사스유) 가격 변동표. 켑코

새 계약에는 러시아의 유럽 항구인 연해주, 우스트루가, 노보로시스크에서 선적된 우랄스 원유와 사할린에서 수출된 소콜유가 포함된다.

러시아 석유 가격의 더 많은 양과 변화는 모스크바와 뉴델리 사이의 더 긴밀한 관계를 강조한다. 뉴델리는 현재 러시아로부터 해상 원유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국가가 되었다.

인도는 지난 3월 러시아 기준 우랄 등급 원유의 최대 구매자였다. 인도로의 배송은 모든 해상 우랄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달 러시아와의 원유 거래에서는 중국이 2위를 차지했다.

두바이 유전. 셋업두바이
두바이 유전. 셋업두바이

두 국영기업이 오랜 기간 설정된 유럽 표준인 브렌트 기준을 포기한 것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바이와 브렌트 벤치마크 모두 미국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브렌트유는 유럽의 석유 메이저와 무역업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반면 두바이는 아시아와 중동의 석유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고리 세친 로스네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서방의 수출 제재 이후 아시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가 증가함에 따라 이제 러시아산 원유 가격은 유럽이 아닌 아시아 시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국제 원유 벤치마크 지형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토피디아
이번 결정으로 국제 원유 벤치마크 지형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베스토피디아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로스네프트는 새로운 계약에 따라 인도 석유 회사에 대한 석유 판매를 거의 두 배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최근 지난해 인도에 대한 석유 판매가 22배 증가했다고 밝혔으나 정확한 판매량은 불분명하다.

노박은 에너지 수입이 2022년 러시아 연방 예산의 42%를 차지해 서방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1년 36%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소위 "우호적인" 국가들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보험을 계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네프트 관계자는 아시아가 러시아산 원유 수출 제재 이후 최대 구매국으로 부상한 지금 러시아산 원유 가격이 유럽 밖에서 결정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이 해상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포함한 광범위한 제재를 가한 이후 에너지 공급처를 유럽의 재래시장에서 주로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로 재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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