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가 공급망 붕괴로 원재자 가격 폭등을 겪으며 노심초사하고 있는 반면, 아시아 지역은 오히려 수출량이 늘어나 활기를 띠고 있다. 아시아 기업체들은 재고를 쌓고 제품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원활한 교역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회복력이 좋은 아시아 공급망이 미국의 참담한 제조업 상태와 결합하면서 한국, 중국, 일본 등 업계 강대국의 글로벌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작년 한국과 중국 간의 하이테크 제품, 산업용 기계류 및 자본재의 흐름이 3,000억 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양국이 경제적 협력 관계를 구축한 1992년 이래 달성한 최고치다.
미국 기업의 경우 상황이 순탄치 않다. 2020년 말 이후 수많은 S&P500 기업이 지속적으로 공급망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대기업 도버의 경영진은 공급망 측면에서 수많은 배송 지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일본과 한국의 대기업들이 공급망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극히 적었다. 일본 전자 대기업 히타치는 지난 7월에 있었던 수익 결산에서 올 1분기에 공급망 붕괴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다른 대기업들도 무역 흐름을 개편하거나 재조정할 뿐 위기를 겪지는 않았다.
다만, 아시아의 무역 규모는 성장하면서 상호의존성이 커졌다. 국가 간 원자재, 부품 및 가공품과 소비재가 자유롭게 대량으로 드나들고 있다. 더욱이 고가의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커지면서 무역 파트너들도 수출 품목을 변경하고 있다.
시장 집중도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erfindahl-Hirschman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대량의 특화 상품을 서구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산업용 장비, 정밀기계 및 반도체가 올 상반기의 한국 수출품 40%가량을 차지했다. 일본의 대중국 기계류 및 전자제품 수출도 증가했다.
이는 공급망이 확장되고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했다. 한·중·일처럼 제조업체들이 더욱 좋은 제품을 생산해 규모의 경제가 시작되면 공급망은 최고의 상태로 기능한다. 또 교역 파트너의 요구가 진화하며 더욱 많은 공급업체와 국가들이 참여하고 여러 가지 상품이 거래되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업들이 상품을 특화시킨다.
전문가들은 “현재 서구 기업들이 정치 방향성에 따라 생산라인을 변화하고 공장을 이전하는 등 기회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며 “바로 이 때문에 공급망의 단기적 혼란이 장기적 혼란으로 변질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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