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5월 수출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과의 무역 긴장 속에서 관세 부과 전 급증했던 수출 흐름이 꺾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독일 연방 통계청은 독일의 5월 수출이 전월 대비 1.4%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집계된 시장 전망치인 0.2% 감소보다 큰 낙폭이다. 특히 대미 수출이 4월에 이어 또다시 크게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4월 10.5% 감소에 이어 5월에도 7.7% 줄었다.
관세 앞둔 선제 출하, 5월 들어 급감세로 전환
연초 미국의 관세 인상을 앞두고 독일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수출을 늘렸던 흐름이 5월 들어 되돌려진 모습이다. 실제로 2월과 3월에는 대미 수출이 각각 8.5%, 2.4%씩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무역량은 다시 1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ING의 글로벌 매크로 책임자인 카르스텐 브레츠키는 “10% 관세는 독일 기업들이 주로 가격 민감도가 낮은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적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최근 유로화 강세가 수출업체들에게 추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계절 및 캘린더 조정 기준으로 보면, 올해 5월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8%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코메르츠방크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랄프 솔베엔은 “EU와 미국 간 관세 확대를 피할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대미 수출 감소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분기 경기 침체 우려도 확대
독일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브레츠키는 “4월과 5월의 거시지표를 볼 때, 2분기 독일 경제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거나 소폭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함부르크 상업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이러스 데 라 루비아는 미국의 10% 관세에 대해 “전 세계 수입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특정 국가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2024년 기준으로 독일의 최대 교역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 간 상품 교역 규모는 2,530억 유로(약 2,778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EU 무역협상 시한 임박…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및 기타 무역 파트너들과 7월 9일까지 새로운 무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좋은 대화가 있었다고 밝히며, 수요일까지 합의 도달을 목표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재무장관 라르스 클링베일은 이날 연방 하원에서 “미국과 공정한 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EU는 그에 상응하는 대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5월 독일의 무역수지는 184억 유로 흑자를 기록해, 4월(157억 유로) 대비 확대됐다. 수입은 전월 대비 3.8% 줄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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