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올해 더 많은 양의 돼지고기와 가금육을 수입할 예정이다. 작년 농가에 돌았던 전염병으로 생산량이 축소된 탓이다. 일각에서는 치솟는 소비자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필리핀 돼지고기 생산량이 전년도 92만 5,000미터톤(MT)에서 8% 증가해 올해에는 100만MT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금육도 돼지고기와 마찬가지로 생산량이 130만MT에서 5% 증가해 136만MT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작년 루손과 민다니오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생산량이 제한되고 말았다. 가금류 농가에도 조류인플루엔자(HPAI)와 조류독감(AI)가 발병해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계란 가격이 30개 한 판에 1kg 닭 한 마리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크게 올랐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올해 부족한 생산량을 보완할 만큼 수입량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미국 농무부는 필리핀 돼지고기 수입량이 작년 5억 7,500만MT에서 올해에는 6억M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예상치인 4억 5,000만MT보다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돼지고기 관세 인하 정책이 올해까지 연장되면서 전망치가 훨씬 높게 측정된 것이다.
작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Ferdinand Marcos Jr.) 필리핀 대통령은 물가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쌀, 돼지고기, 옥수수 등의 품목에 적용되는 관세 인하를 연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돼지고기와 옥수수, 쌀은 수입할당량(impor quota) 내로 수입되는 경우 각각 15%, 5%, 35%의 관세가 적용됐으며, 수입할당량 이외에는 각각 25%, 15%, 35%의 관세가 적용됐다.
미국 농부무는 이와 같은 자료를 인용해 필리핀 냉동 돼지고기 재고가 사상 처음으로 10만MT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가금육 수입 전망치는 올해 4억 5,000만MT에서 4억 7,500만MT으로 상향조정됐다. 2025년까지 기계적 회수육(MDM) 닭고기와 칠면조 고기에 대한 5% 관세를 유지하는 방안이 나오며 전망치가 높게 측정된 것이다.
기계적 회수육은 기계가 발골과정을 거친 페이스트형 육류 제품을 의미한다. 필리핀 1960년대 후반부터 핫도그, 런천미트, 소시지 등 특정 육류 및 육류 제품에 사용됐다.
필리핀 농업부 축산국(BAI)에 따르면, 작년 1~10월까지 기계적 회수육은 전체 닭고기 수입의 60%를 차지했다. 이렇듯 기계적 회수육이 대부분의 고기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인하가 연장될 확률이 매우 높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세 인하 정책은 공급가격이 하락하며 생산자와 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양파, 설탕 등 서민 식탁을 위협하는 물가 상승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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