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산 수산물 등에 대한 수입을 추가로 금지한데 이어 영업기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디플로맷 등 외신은 최근 중국이 대만의 오징어, 꽁치, 참치 등과 같은 수산물과 대만맥주, 금문고량주를 포함한 주류에 대한 수입금지를 내렸다고 대만 농업위원회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농업위원회가 언론과의 기자회견에 밝힌 내용에 따르면 중국이 대만 수산물 수입과 관련한 신규 사업자등록을 금지했다. 2021년 대만산 수산물의 중국 수출시장 규모는 1억 6,650만 달러였다.
주류에 대한 금수조치도 내려진 상태다. 대만에서 중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등록된 354개 음료 품목 중 123개 품목이 중단됐고 맥주와 증류소 28개 품목 중 11개 품목이 중단됐다. 여기에는 국영 대만담배주류공사가 생산하는 대만맥주를 포함해 금문고량주, 카발란 위스키 등이 포함됐다.
이로써 대만 내 총 2409개 업체가 수입 중단의 타격을 받았으며, 12월 10일까지 수출허가 '추천 승인'을 받은 대만 기업은 9월 266개에서 42개로, '자체신청 승인'을 받은 기업은 846개에서 750개로 감소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2021년 2월 발표한 대만산 파인애플 수입금지를 시작으로 지난 수년간 대만산 제품에 대해 발표해온 일련의 금지 조치 중 하나다. 중국은 앞서 2018~2020년 1억 5,523만 달러 규모의 파인애플 수출의 95.2%가 중국이었을 정도로 대만 파인애플 수출의 주요 시장이었다.
2021년 9월에는 사과가 금지됐으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직전인 2022년 8월에는 과자·꿀·패스트리·해산물 등 100개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수입금지 조치가 발표되기도 했다.
디플로맷의 칼럼니스트 브라이언 히오는 이러한 금지 조치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극히 높으며, 상징적 가치를 지닌 상품 위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수입금지가 내려진 대만맥주는 대만의 국가 브랜드이며, 금문고량주는 중국권에서 국빈만찬과 종교의식에 사용되는 등 문화적인 영향력이 상당한 품목으로 알려졌다.
히오는 또한 중국 측이 수출 조건으로 대만 식품업체의 생산공정과 레시피 등 영업기밀이 담긴 신청서의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장의 구체적인 위치와 주변환경 정보를 요구했으며, 수산물의 경우 가공을 위한 전체 공정 흐름도까지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의 식품이 식품 안전 기준을 위반했기에 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 5월 대만산 파인애플에 곰팡이가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만산 파인애플의 99.79%가 세관 검사를 통과했다.
중국이 금지령을 대만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국민당이 중국의 보복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친중국 정당인 국민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민당은 역사적으로 이 주장을 선거 운동에 활용해 왔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이번 금수조치가 대만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대만에서는 농수산물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국가지원을 통해 금지에 대응하고 있다. 차이 행정부는 농산물 해외홍보에 10억 대만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농업위원회 등 관련단체도 약 8억 대만달러를 책정한 상태다. 또한 이번 일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회부하는 것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만에서 부는 애국주의 또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대만의 유명 케이크체인 치아테 베이커리가 중국에 영업 비밀을 넘기는 것을 거부하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한 후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번 중국의 수입 금지조치가 양국의 무역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획-관세전쟁의 포화] 트럼프發 관세 폭탄…인도와의 무역 전선 ‘격랑’ 속으로
[기획-무역FOCUS] 멕시코,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경기 침체 경고등 켜졌다
[기획-글로벌푸드체인] 인니 ‘계란 수출국’ 도약…美 향해 월 160만 개 수출 시동
[기획-ASEAN 트레이드] 베트남, 美 보복 관세 피하려 '선제 관세 인하' 카드 꺼냈다
[기획-ASEAN 트레이드] 필리핀, 2월 무역적자 4년 만에 최저…수출 회복세 뚜렷
[기획-ASEAN 트레이드] 캄보디아, 美관세 우려에도 수출 질주…지난 1월 무역흑자 8.4억 달러
[기획-글로벌푸드체인] 코트디부아르, 코코아 수출 130만 톤으로 감축… “기후·병해에 구조적 타격”
[기획-글로벌푸드체인] 인도, 양파 수출관세 전격 폐지…"농가 지원·수출 확대 기대"
[기획-ASEAN 트레이드] 태국 수출 8개월 연속 상승…2월에도 깜짝 성장
[기획-무역 FOCUS] 대만, AI 수요 타고 수출 주문 '껑충'…예상치 훌쩍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