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이집트, LNG 수입 급증…수출국에서 에너지 수입국으로

이한재 2026-07-06 17:58:40

이집트, LNG 수입 급증…수출국에서 에너지 수입국으로
이집트가스오일공사

동지중해 가스 수출 허브를 꿈꾸던 이집트가 LNG 수입을 빠르게 늘리며 에너지 수입국으로 돌아서고 있다. 국내 천연가스 생산 감소와 여름철 전력수요 증가, 이스라엘산 가스 공급 불안이 겹치면서 이집트가 발전용 연료 확보를 위해 글로벌 LNG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조달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이집트는 한때 조르 가스전 등 동지중해 가스 개발을 바탕으로 LNG 수출국 역할을 확대해왔다. 이드쿠와 다미에타 LNG 설비를 통해 자국산 및 주변국 가스를 액화해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허브 구상도 추진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국내 가스 생산이 줄고 인구 증가와 산업·전력 수요가 확대되면서 수출 여력은 빠르게 축소됐다. 이에 따라 이집트는 2024년부터 LNG 수입을 재개했고, 2025년 이후에는 수입 의존도가 본격적으로 커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여름철 전력수요 증가는 LNG 수입을 밀어 올리는 직접적인 요인이다. 냉방 수요가 집중되는 여름에는 가스발전용 연료 수요가 급증한다. 전력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충분한 LNG를 확보해야 한다. 이집트 정부가 발전용 연료 공급을 서두르는 것도 전력난이 산업 생산과 민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산 LNG 수입 규모가 크게 늘었다. 이집트는 6월 미국산 LNG를 대규모로 들여오며 글로벌 LNG 시장에서 주요 수요자로 부상했다. 일부 물량에는 유럽 가격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집트가 부족분을 보충하는 수준을 넘어, 전력 안정 확보를 위해 국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물량 경쟁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집트, LNG 수입 급증…수출국에서 에너지 수입국으로
2023~2026 이집트 천연가스 수입 규모

이집트의 LNG 수입 확대는 단순한 계절성 조달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무역 구조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가스 생산과 LNG 수출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구조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발전과 산업 가동을 위해 달러를 투입해 LNG를 사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스라엘산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 불안도 부담이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이스라엘 가스 수입이 줄어들자 이집트 내 비료업체들이 가동을 멈춘 사례도 있었다. 이는 가스 부족이 전력뿐 아니라 비료, 석유화학, 제조업 생산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통상과 외환 측면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LNG는 달러로 결제되는 고가 수입품이기 때문에 수입량이 늘거나 가격 프리미엄이 붙으면 외화 유출이 확대된다. 이집트는 수에즈운하 수입 감소와 대외채무 부담, 고물가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LNG 수입 확대는 전력 안정을 위해 불가피하지만, 동시에 무역수지와 재정, 외환시장에 새로운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집트 정부는 단기적으로 LNG 수입을 확대해 전력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가스 생산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 석유·가스 기업에 대한 미지급금을 정리하고 탐사·개발 투자를 다시 유도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신규 생산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이집트의 LNG 수입 확대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카이로 에너지시장연구소의 셰리프 엘마스리 수석연구원은 “이집트의 LNG 수입 급증은 단순한 에너지 수급 문제가 아니라 통상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며 “전력 안정을 위해 LNG 확보는 불가피하지만, 수입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국제 가스 가격과 해상운송 차질, 달러 유동성 변화가 이집트 경제 전반을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LNG를 높은 가격에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무역수지 악화와 외환 부담이 커져서 결국 산업 전반의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집트, LNG 수입 급증…수출국에서 에너지 수입국으로
이집트가스오일공사
Copyright ⓒ 국제통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