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원유 가격 상승 여파가 케냐 경제와 통상 환경을 압박하고 있다. 케냐가 석유제품 수입 비용 증가를 반영해 소매 연료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운송비와 기업 운영비, 수출입 물류비가 동시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케냐는 동아프리카의 핵심 물류 거점인 만큼 이번 연료가격 인상은 국내 물가뿐 아니라 역내 교역 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케냐 에너지석유규제청은 중동 분쟁에 따른 원유 가격 상승과 석유제품 수입비 증가를 반영해 4월 중순 소매 연료가격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6.97케냐실링, 경유는 206.84케냐실링으로 올랐다. 인상률은 휘발유 16.1%, 경유 24.2%에 달한다. 등유는 저소득층 부담을 고려해 리터당 152.78케냐실링으로 동결됐다. 규제당국은 수입 석유제품 비용이 68.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는 운송과 물류다. 케냐는 몸바사항을 통해 수입품을 들여온 뒤 나이로비와 내륙 지역, 우간다·르완다·남수단 등 주변국으로 운송하는 동아프리카 물류 허브다. 특히 장거리 화물 운송은 경유 의존도가 높아 경유 가격 상승이 곧바로 물류비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식품, 건축자재, 공산품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민간경제에도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케냐의 4월 민간부문 구매관리자지수는 49.4로, 두 달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연료가격 상승으로 기업 운영비가 늘고 소비 수요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도 3월 4.4%에서 4월 5.6%로 높아졌다. 연료비 상승이 운송비와 유통비를 밀어 올리며 생활물가 전반으로 번지는 구조다.
통상 측면의 부담도 크다. 케냐는 석유제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 유가가 오르면 외화 지출이 늘고 경상수지와 환율에도 압박이 커진다.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도 약해질 수 있다. 케냐의 주요 수출품인 차, 원예작물, 커피, 가공식품은 생산지에서 항만·공항까지의 운송비에 민감하다. 연료비 상승은 수출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해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케냐경제정책연구소의 제임스 무왕기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료가격 급등은 케냐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프리카 전체의 통상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몸바사항과 북부회랑을 이용하는 우간다, 르완다, 남수단 등 내륙국들은 케냐 물류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케냐 내 운송비가 오르면 이들 국가로 향하는 수입품 가격도 함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석유 수입국의 물가와 경상수지, 역내 교역 비용을 동시에 흔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발 에너지 충격, 케냐 거쳐 동아프리카 통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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