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중동 지역 분쟁 여파를 반영해 올해 필리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췄다.
세계은행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2026년 필리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인 5.3%에서 1.6%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준이다.
이번 전망치는 필리핀 정부가 제시한 올해 성장 목표치(5~6%)를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지난해 성장률(4.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필리핀 경제의 성장 둔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동 분쟁 여파…에너지·송금 ‘이중 충격’
세계은행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필리핀 경제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에너지와 비료 수입 의존도, 해외 송금 구조 등이 주요 취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에르기스 이슬라마지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은 에너지와 비료 수입뿐 아니라 해외송금 측면에서도 중동 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필리핀 해외 송금의 약 18%가 걸프 지역에서 유입되는 만큼, 분쟁 장기화 시 가계 소비와 내수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회복 가능성도 제시됐다. 세계은행은 2027년 필리핀 성장률을 5.6%로 전망했으며, 이는 기존 전망치(5.4%)를 상회하는 동시에 정부 목표 범위(5.5~6.5%)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유가 변수 확대…최악 시 성장률 3.5%까지 하락
한편 필리핀 정부 역시 대외 변수에 따른 성장 둔화 가능성을 인정했다. 아르세니오 발리사칸 경제기획개발부 장관은 하원 재정위원회 청문회에서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3.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필리핀 통계청은 다음 달 1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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