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1월 수출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며 반등했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중국 제조업체들이 동남아·유럽연합(EU)·호주 등 비(非)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판로를 넓히며 충격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지난달 1.1% 감소에서 반등한 것이자, 전문가 전망치(3.8%)를 크게 웃돈 수치다. 수입 역시 1.9% 증가해 전달(1.0%)보다 개선됐으나, 시장 예상치(3.0%)에는 다소 못 미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즈춘 황(黃子淳)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간 관세 일부 완화 조치가 미국향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전체 수출은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중국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고율 관세의 부정적 영향은 비(非)미국 시장으로의 우회 수출 증가로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수출 전년 대비 29% 급감...관세 철회 합의 후에도 '미끄덩'
현재 미국의 중국산 제품 평균 관세율은 47.5%로, 전문가들이 말하는 ‘수출기업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40%의 마지노선’을 크게 웃돈다.
이에 따라 11월 중국의 미국향 수출은 전년 대비 29% 급감했다. 이는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에서 회담을 갖고 일부 관세 철회를 합의한 이후에도 반등하지 못한 수치다.
반면 EU향 수출은 14.8%, 호주향은 35.8% 증가했으며, 동남아(ASEAN) 지역으로의 수출도 8.2% 늘었다. 이 같은 ‘비미국 수출 확대’가 전체 무역수지를 밀어올리며, 11월 중국의 무역흑자는 1,116억 8,000만 달러로 전달(900억 7,000만 달러) 대비 크게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002억 달러)를 상회하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1~11월 누적 흑자는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담당 책임자 댄 왕은 “전자기기·반도체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중국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특히 저사양 반도체 수급난으로 가격이 뛰면서 중국 기업들의 해외 공장 수요가 중국 내 기계·부품 수입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中 정치국·경제공작회의 ‘정책 시그널’ 주목… 위안화도 강세
예상 밖의 수출 개선에 위안화 환율도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은 연말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수 확대’ 기조가 더욱 강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국은 전날 회의에서 “내수 진작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경제정책의 중심축을 ‘수출 중심’에서 ‘내수 확대’로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둔화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내수 확대는 중국 경제 구조 전환의 필수 조건”이라고 평가한다.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 이후 미국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면서 중국의 연간 수출 증가율이 약 2%포인트가량 낮아졌다고 추산한다. 이는 GDP의 약 0.3% 수준이다.
10월 수출이 8.3% 증가에서 1.1% 감소로 급격히 꺾였던 것도 중국 기업들이 ‘관세 회피용 조기 출하(프런트로딩)’ 전략을 더 이상 활용하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제조업 기업들의 신규 수출 주문이 전달보다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기준선 아래에 머물러, 제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공식 제조업 PMI는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국내 수요 부진 여전…희토류·대두 수입은 증가
대외 수출은 개선됐지만 중국 내부의 실물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다. 장기화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기업 투자와 소비 전반을 제약하는 탓이다.
11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은 전월 대비 26.5% 증가했다.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광물 공급 가속화’에 합의한 뒤 처음 맞은 한 달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두(콩) 수입도 올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부분의 기간 미국산 대두 구매를 꺼리던 중국 기업들이 최근 미국산과 중남미산을 동시에 늘려 들여온 영향이다.
반면 건설·제조 산업의 핵심 소재인 정련구리(비가공 구리) 수입은 감소했다. 내수 기반 산업 활동이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ING의 린 송 대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앞으로 경제 성장을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구조적 전환 없이는 다음 단계로의 발전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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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무역 FOCUS] 중국 11월 수출 ‘깜짝 증가’…非미국 시장 확대로 트럼프발 관세 충격 상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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