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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ASEAN 트레이드] 필리핀 성장률 목표 줄줄이 하향…S&P·AMRO “2026년까지 목표치 못 미칠 듯”

이찬건 2025-11-26 00:41:42

스캔들·시위로 투자심리 위축
AMRO, 2025·2026 전망 하향
페소 약세…연말 59~60페소
정부 목표 달성 난항 전망
[기획-ASEAN 트레이드] 필리핀 성장률 목표 줄줄이 하향…S&P·AMRO “2026년까지 목표치 못 미칠 듯”
머스크

필리핀 경제가 올해와 2026년까지 정부 목표치를 밑도르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국제 연구기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국내 정치적 불안과 홍수 방지 사업을 둘러싼 스캔들, 그리고 미국발 관세 조정 등 외부 요인이 맞물리며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 소재 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최신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필리핀 경제가 2026년까지 정부 목표치를 밑돌 전망”이라며 “홍수 방지 사업 논란과 잇따른 시위로 투자심리가 흔들리고, 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외국 자본 유입이 감소해 페소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S&P는 올해 필리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 목표치(4.7~4.8%)의 하단에 맞닿은 수치로, 팬데믹이 정점을 찍었던 2020년(-9.5%)을 제외하면 2011년(3.9%) 이후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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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필리핀 분기별 GDP 성장률

AMRO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2025년 5.2%, 2026년 5.3%”

역내 거시경제 연구기관인 ASEAN+3 거시경제연구소(AMRO)도 올해와 내년 필리핀의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낮췄다. AMRO는 ‘필리핀 연례협의 보고서 2025’에서 “필리핀 실질 GDP는 2025년 5.2%, 2026년 5.3%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보고서에서 제시한 전망(올해 5.6%, 내년 5.5%)보다 각각 0.4%p, 0.2%p 낮아진 수준이다. 정부의 공식 목표치인 올해 5.5~6.5%, 내년 6~7%에도 크게 못 미친다.

AMRO는 필리핀의 민간 소비 회복은 지속되겠지만, 미국의 신규 관세 정책, 홍수 방지 사업 논란, 투자심리 위축 등이 민간투자와 수출에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관세 조치로 인한 수출 영향은 올해 선(先)물량 확보로 상쇄되겠지만, “2026년부터는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경고했다.

페소 약세 지속…연말 환율 59~60페소 전망

S&P는 필리핀 페소화 환율이 올해 평균 58.3페소/달러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11월 12일 페소는 59.19페소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말 환율이 59~60페소 구간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도 페소 약세를 부추길 변수다.

아시아개발대학(UA&P)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 둔화는 중앙은행(BSP)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며 “연말 OFW(해외 필리핀 노동자) 송금 증가와 맞물려 달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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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AMRO 성장률 전망 조정

분기별 성장률 하락…홍수 방지 사업 스캔들 여파

올해 필리핀은 1분기 5.4%, 2분기 5.5%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4.0%로 급락했다. 공공사업부 부패 의혹이 불거지면서 인프라 지출이 축소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개발예산조정위원회(DBCC)는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올해 목표치(5.5~6.5%)와 재정수입 목표를 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이후엔 점진적 회복 기대

S&P는 2026년 성장률을 5.7%로 전망했는데, 이는 정부의 2026~2028년 목표치(6~8%)에 미달한다. 동남아 주요국 대비로도 낮은 편이다. 베트남과 인도는 같은 해 6.7% 성장이 예상돼 필리핀이 성장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AMRO도 “관세 충격과 투자 위축은 2026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라며 중기 회복 가능성은 열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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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UA&P “4분기 5.3% 반등 가능…연말 소비 기대”

UA&P는 ‘더 마켓 콜’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성장률이 5.3%로 3분기(4%) 대비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지출 재개와 송금 증가가 소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UA&P는 올해 연간 성장률을 5.1%로 예상하면서도, “홍수 방지 스캔들 관련 사법 처리 가능성이 연말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바리사칸 경제계획장관은 “올해 목표 달성은 쉽지 않지만, 문제는 일시적이며 2026년에는 확연한 반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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