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지난 회계연도 총수출이 전년 대비 81.8% 급증해 2,770억 루피를 기록했다. 겉보기엔 높은 성장률이지만, 실제로는 자국 내 생산 없이 재수출한 식용유 품목이 수출 급증의 주된 원인이었다.
대두유, 해바라기유, 팜유 등 식용유 수출은 15배 넘게 증가해 1,215억 3,000만 루피에 달했고, 전체 수출의 43.86%를 차지했다. 반면, 네팔 자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나 제조업 제품 등 ‘국산’ 수출은 6.62% 증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네팔이 최빈개도국(LDC) 지위에 따라 부여된 무관세 특혜를 활용해 제3국 제품을 중개하는 형태의 무역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NTIS 전략 품목 비중 35%… 예산 미편성으로 실행은 부진
정부가 지정한 전략적 수출 품목인 NTIS(Nepal Trade Integration Strategy) 품목군의 수출은 총 988억 7,000만 루피로, 전체 수출의 35.68%를 차지했다. 그러나 정작 지난해 해당 전략 이행을 위한 예산이 전혀 배정되지 않아 정책 실행은 지연됐다.
산업통상공급부 관계자는 “올해는 3,110만 루피의 NTIS 관련 예산을 확보했고, 8월 중순부터 집행할 예정”이라며 “각 이행기관에 사업 제안서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정부는 2023년 7월 기존 2016년 전략을 개정해 새로운 NTIS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2026년까지 LDC 졸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 목표와 달리 전략 품목 중 다수는 감소세를 보였다.
철강·향신료·허브·꿀 등 대부분 하락…인도 통관 규제도 타격
네팔의 대표 수출 품목인 철강 및 철제 제품 수출은 6.01% 감소해 163억5,000만 루피로 줄었다. 전체 수출의 5.9%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는 최근 인도로의 철제 주방용품 수출이 중단된 것을 주된 원인으로 꼽는다.
기존에는 완제품에만 적용되던 인도의 BIS(인도표준국) 품질 인증 요건이 지난 두 달 전부터 원자재로 확대되면서, 네팔 내 특히 바이라와 경제특구(SEZ) 제조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인도 정부는 2020년 이후 중국산 우회 수입을 방지하기 위해 수입품에 국제 기준의 품질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다.
의류 수출은 2.39% 줄어 87억5,000만 루피, 대형 초두(cardamom)는 3.24% 감소한 76억8,000만 루피였다. 약용 식물은 9.3% 줄어 20억4,000만 루피, 생강은 무려 50.38% 급감해 5억8,361만 루피에 그쳤다.
정유 및 향료유 수출도 9.73% 감소해 5억7,279만 루피, 렌즈콩은 36.43% 줄어 3억6,138만 루피였다. 금 세공품은 17.79% 하락한 4,787만 루피로 집계됐다.
채소는 18.2% 줄어 1만24톤, 수출액은 1억6,525만 루피였으며, 과일은 47.61% 감소한 996만 루피, 수출량은 312톤에 불과했다. 향신료(후추, 계피, 강황 등)는 20.14% 감소해 4억4,062만 루피였다.
커피는 23.37% 줄어 1억1,437만 루피, 히말라야 암반수는 46.02% 감소한 465만 루피(수출량 5만3,344리터), 꿀은 8톤, 5,745만 루피로 집계됐다.
차·견직물·개껌 수출 증가… 일부 품목은 선전
이 같은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서도 일부 품목은 선전했다.
원사 수출은 19.85% 증가한 143억 9,000만 루피, 카펫은 3.9% 증가해 107억 7,000만 루피(수출 면적 47만 2,023㎡)를 기록했다.
황마 및 황마 제품은 16.81% 늘어 82억2,000만 루피, 펠트 제품은 7.16% 증가해 51억4,000만 루피였다.
차(tea) 수출은 26.64% 늘어난 45억 9,000만 루피로, 1만 5,598톤이 수출됐다. 네팔차협회는 생산량 증가와 단가 상승(57%)이 수익 확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CTC차는 킬로그램당 인도 루피 125~150선, 정통 홍차는 800루피에 거래됐다.
개껌(dog chew)은 41.76% 급증해 45억 1,000만 루피로, 2,610톤이 수출됐다. 다만 업계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어, 경쟁국 저가 제품에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파슈미나 수출은 6.62% 늘어난 32억 2,000만 루피, 원단 수출은 22.26% 증가해 30억 8,000만 루피였다. 시멘트는 12.61% 늘어난 22억 1,000만 루피였다.
송진 및 수지산 수출은 39.23% 증가해 20억 5,000만 루피, 신발 수출은 54.20% 급증해 20억 4,000만 루피, 수제 종이 수출도 19.76% 증가해 12억 2,000만 루피를 기록했다. 은 세공품도 6.98% 늘어 1억7,871만 루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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