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식품 가격이 2012년부터 2024년까지 162%나 급등해 같은 기간 동안의 일반 물가 상승률(109%)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게툴리오 바르가스 재단(FGV) 브라질 경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식량 비용 상승의 주요 원인은 자국내 농업 우선순위의 변화다. 농부들이 국내 주요 작물보다 고부가가치 수출 상품을 선호하면서 식량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식량보다 수출용 작물 확대…벼·콩 재배 급감
대두(콩) 재배 면적은 2010년 2,300만 헥타르에서 2023년 4,400만 헥타르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옥수수 재배 면적도 1,300만 헥타르에서 2,260만 헥타르로 크게 늘었다. 반면, 벼 재배 면적은 280만 헥타르에서 160만 헥타르로 급감했으며, 콩과 같은 주식 작물도 비슷한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변화로 인해 2024년 브라질의 식량 인플레이션은 7.69%를 기록해 전체 물가 상승률(4.83%)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과일과 채소 가격은 2012년 이후 각각 299%, 246% 오르며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기후 변화까지 겹쳐 농업 생산성 악화
기후 변화도 식량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 10년간 브라질 농업 생산성은 1.5%포인트 감소했으며, 연구자들은 전 세계 식량 부문의 생산성이 잠재적 수준보다 20%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극단적인 날씨가 작물 생산량을 감소시키면서 식량 가격 상승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식량 가격 급등으로 정치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유권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식품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옥수수(7.2%)에서 정어리(32%)까지 다양한 품목의 수입 관세를 철폐했다. 또한, 3억5천만 헤알을 투입해 44만5천 톤의 식량을 국가 비축용으로 확보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인 구제책에 불과하며, 식량 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브라질 농업이 여전히 수출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한, 국내 식량 가격 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값싼 식량 공급이 최우선 과제”…해결책은?
2024/25 시즌에는 3억2,830만 톤의 사상 최대 농산물 수확이 예상되지만, 현지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식료품 가격 부담을 떠안을 전망이다.
룰라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식탁에 값싼 식량이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2025년 식량 인플레이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브라질 농업이 수출 중심에서 국내 소비 중심으로 균형을 맞추지 않는 한, 식량 가격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브라질 가정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식품 가격 상승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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