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통계청은 2월 인도네시아의 원유 및 정제 팜유 수출량이 전월 대비 62.2% 급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네시아는 2월 한 달간 총 206만 톤의 원유 및 정제 팜유를 수출했으며,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출량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4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출 증가의 주요 원인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2월 원유 팜유(CPO) 기준 가격을 하향 조정하고, 수출세를 대폭 인하한 데 따른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월 톤당 178달러였던 팜유 수출세를 124달러로 낮추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번 조치를 통해 국내 재고를 낮추는 동시에 국제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팜유 가격이 경쟁 원료인 대두유보다 높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수출 증가가 팜유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팜유 수출 감소…인도네시아와의 가격 경쟁 영향
이번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 증가로 인해 말레이시아의 수출량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뭄바이에 본사를 둔 식물성 오일 브로커 Sunvin Group의 리서치 책임자인 아닐쿠마르 바가니는 "수출세 인하로 인해 인도네시아의 팜유 가격이 말레이시아보다 낮아졌고, 이로 인해 많은 구매자들이 인도네시아산 팜유로 이동했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의 2월 팜유 수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2월 팜유 수출량은 전월 대비 16.27% 감소하며 100만 톤을 기록, 이는 지난 4년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세계 팜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두 국가로, 두 나라의 수출 정책과 가격 변동은 국제 식용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인도네시아의 수출 증가가 말레이시아의 수출 감소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두 나라 간의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팜유 재고 급증 가능성 낮아…바이오디젤 정책이 수출 증가와 맞물려
한편,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고가 과도하게 쌓일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뭄바이에 있는 글로벌 무역 회사의 한 딜러는 “팜유 재고가 급증할 가능성은 낮다”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바이오디젤 혼합 정책과 맞물려 팜유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바이오디젤에 팜유 혼합 비율을 4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는 팜유의 내수 소비를 증가시켜 재고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동시에 국제 시장에서의 팜유 가격을 지지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딜러는 “대두유보다 팜유 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는 시장 가격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팜유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생산되는 대두유 및 해바라기유와 경쟁해야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가격 경쟁력 강화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향후 전망…인도네시아의 시장 지배력 더욱 강화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팜유 수출세 인하가 단기적인 수출 증가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국제 시장에서 인도네시아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팜유는 전 세계 식용유 시장에서 대두유, 해바라기유 등과 경쟁하는 주요 품목이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가 공급량을 조절하면서 가격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Sunvin Group의 아닐쿠마르 바가니는 “앞으로도 인도네시아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팜유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출세 인하 정책이 지속될 경우, 말레이시아와의 경쟁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팜유 협회(GAPKI)가 추후 발표할 보다 포괄적인 수출 데이터를 통해 팜유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APKI의 데이터에는 팜핵유, 올레오케미컬, 바이오디젤 등이 포함되어 있어, 통계청이 발표한 수출량과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식용유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의 수출 증가와 말레이시아의 감소가 향후 팜유 시장의 균형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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