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1월 무역 흑자가 미국의 관세 우려 속에서 자동차와 에너지 제품 수출이 급증하며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통계청은 7일(현지시간) 1월 무역 흑자가 39억 7,000만 캐나다 달러(약 27억 8,000만 달러)로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2월에 기록된 16억 9,000만 캐나다 달러의 두 배 이상이며, 로이터가 예상한 12억 8,000만 캐나다 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흑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체 흑자 확대를 이끌었다.
트럼프 관세 유예…캐나다, 보복 관세 일부 철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당시 거의 모든 캐나다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에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보복 관세로 대응했다. 트럼프는 추가 관세를 예고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7일 트럼프는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의 조건을 준수하는 것을 전제로, 한 달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 정부는 계획했던 2차 보복 관세를 철회했지만, 미국산 제품 300억 캐나다 달러어치에 대해 기존 25%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캐나다 상공회의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류 디카푸아는 “관세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무역 데이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미 수출 사상 최고…자동차·에너지 수출 주도
캐나다의 1월 총 수출액은 전월 대비 5.5% 증가한 745억 캐나다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6% 증가에 이은 연속 상승세다.
물량 기준으로도 1월 수출은 4.5% 증가해 12월의 2.6% 증가율을 뛰어넘었다.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이 12% 증가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고, 에너지 제품 수출도 4.8% 늘어났다.
캐나다 통계청은 미국 달러 대비 캐나다 달러가 1% 하락한 것이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미 무역 흑자는 12월 123억 캐나다 달러에서 1월 144억 캐나다 달러로 확대됐다. 이는 캐나다의 대미 수출이 582억 캐나다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반면, 미국산 수입은 4.7% 증가에 그쳤다.
캐나다, 대미 무역 흑자 지속…미국 적자 우려
대미 무역 흑자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캐나다가 미국보다 더 많은 제품을 수출한다며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아왔다. 분석가들은 관세가 이러한 적자를 해소하는 수단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의 전체 무역 적자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캐나다와의 무역 적자는 멕시코와의 적자의 절반 이하이며, 중국과의 적자보다는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캐나다 수출개발청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튜어트 버그만은 “서비스 무역까지 포함하면 캐나다의 대미 무역 흑자는 줄어든다”며 “캐나다는 미국과의 상품 무역에서는 흑자를 기록하지만, 서비스 부문에서는 적자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1월 서비스 수입은 여행 서비스 부문의 5.3% 감소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줄었다. 이는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 지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버그만은 “소비자들이 현재의 무역 환경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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