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제조업 활동이 지난 2월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들의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신규 프로젝트 위탁 증가로 인해 고용 창출은 건강한 속도를 유지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도 정부가 지난 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6%에서 6.2%로 반등했다고 발표한 이후 나온 지표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대국인 인도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제조업 PMI, 14개월 만에 최저…예상보다 부진한 성장세
HSBC가 발표한 2월 인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3을 기록하며, 1월(57.7) 대비 하락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시장 예상치(57.1)보다도 낮은 결과다.
PMI는 50 이상일 경우 경기 확장을, 50 미만일 경우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 이번 수치는 44개월 연속 50 이상을 유지하면서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는 2013년 7월 이후 가장 긴 경기 확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신규 주문과 생산 증가율은 14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으며, 이는 내수 부진이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 수요 역시 1월에 기록한 14년 만의 최고치에서 한층 약화되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기대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인도 제조업의 성장세도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기술 투자와 신규 프로젝트 위탁 증가…고용 창출은 지속
비록 수요 둔화로 제조업 성장률이 떨어졌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기술 투자와 신규 프로젝트 위탁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들의 생산 활동이 유지되고 있으며, 이는 고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제조업체들은 노동력을 확충하며 1년 연속 고용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1월에는 PMI 조사 20년 역사상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데 반해, 2월의 고용 증가율은 이보다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HSBC의 인도 수석 경제학자인 프란줄 반다리(Pranjul Bhandari)는 "생산 증가율이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됐지만, 인도 제조업 부문의 전반적인 모멘텀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강력한 글로벌 수요가 인도 제조업 성장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는 구매 활동과 고용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RBI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커져
인플레이션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투입 비용 상승률은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가격 인상 속도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둔화되면서, 인도 중앙은행(RBI)의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RBI는 올해 경제 성장률이 4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RBI 통화정책위원회(MPC) 위원인 나게쉬 쿠마르(Nagesh Kumar)는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제조업의 약세와 인플레이션 완화는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 둔화에도 낙관적 기대감 유지
비록 제조업 성장률이 둔화되었지만, 기업들은 향후 성장 전망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유리한 수요 추세와 건전한 고객 기반,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 등을 바탕으로 향후 사업 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주요 수출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경우, 인도 제조업의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와 중앙은행이 향후 어떤 경제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편, HSBC는 "올해 인도 제조업 성장세는 글로벌 경기 흐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것이며, 정책 대응에 따라 탄력적인 회복 가능성이 있다"며 "내수 회복과 수출 시장 확대가 지속될 경우 제조업 부문의 성장세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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