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베트남 자유무역협정(EVFTA) 발효 5년 만에 베트남의 대(對)EU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섬유·신발·농수산물 등 주요 산업이 관세 인센티브 효과를 누리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 유치와 규제 개혁 등에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트남 중앙경제관리연구소(CIEM)가 ‘EVFTA 시행 5년 후 베트남: 성과, 도전 과제 및 정책 개혁 방향’를 발표했다. 특히 보고서는 수출 증가,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 규제 개혁 등의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강조하고 있다.
CIEM의 응웬 안 즈엉 연구총괄부장은 “EVFTA 체결 이후 베트남의 대EU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며 “섬유, 신발, 농수산물 등 주요 산업이 관세 인센티브의 혜택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EVFTA는 보다 투명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며, 첨단 기술 및 지속 가능한 개발 분야에서 유럽 기업들의 고품질 투자를 유치하는 데 기여했다. 협정이 규정한 지적 재산권 보호, 환경 보호, 노동 기준 강화 등의 조항은 베트남의 법적 프레임워크가 국제 기준에 맞춰 개혁되는 계기가 됐다.
EU 수출 비중 13%…무역 흑자 352억 달러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베트남의 전체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13.19%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베트남은 EU와의 무역에서 352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자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 중 가장 높은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했다.
EVFTA에 따른 관세 특혜 활용률도 크게 상승했다. 2020년 14.8%에 불과했던 관세 특혜 활용률은 2023년 35.2%로 뛰어올랐다. 이는 베트남 기업들이 협정의 혜택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EU의 관심이 높은 첨단 기술, 재생 에너지, 친환경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FDI 유입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규제 개혁 가속화…남은 과제는?
EVFTA는 베트남의 정책 및 법률 개혁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세관 절차의 투명성 제고, 노동 기준 강화, 환경 보호 규정 도입 등의 분야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법 집행 차이, 복잡한 국내법 조정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각 부처별 협력 부족과 행정 절차의 비효율성도 기업들의 실질적인 협정 활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보고서는 또한 베트남이 환경 보호, 노동 규정, 기업 거버넌스 등 지속 가능한 개발 분야에서 국제 기준을 충족하는 데 있어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소기업의 과제…엄격한 원산지 규정이 걸림돌
EVFTA가 가져온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많은 베트남 기업들은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조달과 생산 공정의 기준을 맞추는 데 있어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로 인해 여전히 일부 기업들은 협정이 제공하는 관세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VFTA의 미래…지속적 개혁과 협력 필요
EVFTA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보고서는 지속적인 법적 조정과 베트남-EU 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향후 정책은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신흥 기술과 지속 가능한 개발 분야에서 규제 조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EVFTA 발효 5년, 베트남은 이를 통해 경제적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지속적인 개혁과 실질적인 문제 해결이 뒷받침돼야 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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