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수출 급감…대외 무역 흔들리나

이한재 2025-02-24 12:30:51

1월 수출 0.3% 증가, 성장세 급감
무역 흑자 81% 감소, 적자 가능성↑
美 관세 압박, 무역 긴장 고조
“수출 회복 기대”…낙관론도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수출 급감…대외 무역 흔들리나
머스크

말레이시아의 대외 무역이 올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1월 수출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향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월 수출은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2월의 16.9% 증가율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수치로, 블룸버그가 제시한 5% 증가 전망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2024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말레이시아의 무역 전망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높은 기저 효과·춘절 연휴 영향…시장 반응은 차분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시장 분석가들은 이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높은 기저 효과와 중국 춘절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감소가 단순한 계절적 요인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대외 무역의 구조적 위험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철강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자동차·의약품·반도체 등 다른 분야에도 비슷한 조치를 예고하면서 무역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최대 수출 품목인 전기·전자(E&E) 제품은 전체 수출의 39.9%를 차지하며, 그 규모는 약 6,012억 링깃에 달한다. 미국은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 525억 달러(약 2,320억 링깃)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다.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수출 급감…대외 무역 흔들리나
말레이시아 무역 흑자 감소

무역 흑자 81% 감소…경상수지 적자 우려

말레이시아의 무역 흑자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1월 무역 흑자는 36억 링깃으로, 2024년 12월(191억 링깃)보다 81%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02억 링깃에서 64% 줄어들면서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IDF 리서치는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주요 무역 파트너의 수요 둔화가 말레이시아의 무역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이 현실화되면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수출 급감…대외 무역 흔들리나
말레이시아 수출 성장률(전년 대비)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2025년 수출 회복 기대"

그러나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한 만큼 대외 무역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IDF 리서치는 올해 말레이시아의 수출 성장률을 4.9%로 예상하며, E&E 제품과 원자재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RHB 리서치도 “말레이시아가 중립적 외교 정책과 다각화된 무역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금리 완화와 주요국의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가 수출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위험 요인으로 남아 있다.

[기획-ASEAN 트레이드] 말레이 수출 급감…대외 무역 흔들리나
머스크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정부 대책 주목

UOB 글로벌 이코노믹스 & 마켓 리서치는 2025년 말레이시아의 수출 성장률을 4.5%로 전망하며 정부 예상치(3.9%)보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과 반도체 업황 둔화, 광업 수출 감소 등을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월 무역수지 흑자 감소가 1분기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가 연착륙 국면을 유지하면 올해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지는 않겠지만, 무역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추가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BNM)과 정부는 2025년 경제 성장률을 4.5~5.5%로 전망하고 있다. BNM은 “글로벌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내수 압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도 관리 가능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경제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Copyright ⓒ 국제통상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