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커피 수출이 사상 최고 수준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감소와 지난해 이월 재고 고갈로 올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점쳐졌다. 이는 이미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로 타이트해진 글로벌 커피 공급 상황에 추가 압박을 가해, 최근 최고치를 찍은 벤치마크 선물 가격을 더욱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높지만, 작황 감소로 수출량도 줄 것”
영국계 상품거래업체 ED&F Man 산하 기관인 볼카페(Volcafe)의 연구원 첸갑파 프라단(Chengappa Pradhan)은 “가격이 역사적인 고점을 찍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수출 물량은 전년 기록인 29만 5,402톤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7대 커피 생산국인 인도는 로부스타 원두를 주로 생산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아라비카 품종도 재배한다. 최근 글로벌 수급 불안으로 커피 가격이 급등했지만, 인도에서는 극심한 기후 변동 등으로 인해 생산이 축소되고 이월 재고가 바닥나면서 수출 여력이 부족해지고 있다.
폭우·고온 등 기상 이변, 생산량에 직격탄
커피 재배자인 마빈 로드리게스는 올해 초 폭우와 고온 현상으로 인해 커피꽃이 체리로 자라는 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과도한 강수량 탓에 수확도 늦어졌으며, 초기 지표들을 보면 올해 생산량이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 국영 커피위원회는 2023/24 회계연도에 인도가 총 37만 4,200톤의 커피를 수확했으며, 이 중 로부스타가 26만 1,200톤, 아라비카가 11만 3,000톤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2025년 생산량 추정치는 확정되지 않았으며, 추가 조사 후 공식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월 재고 바닥, EU 삼림 벌채 규제도 변수
인도커피수출협회 회장 라메시 라자(Ramesh Rajah)는 2024년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유럽연합(EU)의 삼림 벌채 규제(EUDR) 발효를 앞두고 인도 수출이 크게 늘면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라자는 “이월 재고가 줄면 수출에 활용할 수 있는 물량도 제한된다”며 “유럽 바이어들은 규제 시행을 염두에 두고 2024년에 커피 구매를 서둘렀지만, 현재는 기록적인 가격으로 인해 구매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U는 삼림 벌채와 관련된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EUDR을 도입했으며, 대규모 사업자와 상인을 대상으로 한 준수 기한이 2025년 12월로 연장됐다. 인도산 커피의 주요 수출 시장인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규제를 맞이한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되고 있다.
로부스타 수요 견조…프리미엄 높아져
인도산 아라비카에 대한 관심은 다소 줄었지만 로부스타는 꾸준한 수요에 힘입어 런던 커피 선물 가격보다 톤당 약 250달러의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프라단 연구원은 “가격이 매달 오르는 상황에서 농부들은 추가 상승을 기대하며 수확 판매 시점을 늦추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 농가 입장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기상 이변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EU 규제로 인한 수출 제한이 맞물려 전체적인 수출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역시 인도·브라질 생산 감소의 영향을 받아 커피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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