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양계 농가가 연말연시 축제를 앞두고 계란 생산에 비상등이 켜졌다.
양계 농가가 인플레이션으로 사료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계란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년까지 상황이 해소될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까지 제기돼 대책 마련이 논의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축산농가협회연맹(Federation of Livestock Farmers Associations)의 리윤여(Lee Yoon Yeau) 부회장은 정부가 현재 조절되고 있는 계란 가격을 온전히 시장 자체에 맡기지 않는 한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이후 A, B 및 C 등급 계란의 의무 최고 소매가는 각각 45센(100센=1링깃), 43센, 41센이다. A 등급 계란의 무게는 65~69.9g이며 B와 C등급 계란의 무게는 각각 60~64.9g, 55~59.9g이다.
가격 통제 메커니즘은 오메가3 지방산 등 추가 성분이 풍부한 브랜드 계란뿐만 아니라 유기농 계란인 ‘캄풍란’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리 부회장은 양계 사료용 원재료를 수입할 때 사용되는 표시통화인 미국 달러화 대비 링깃이 하락할 때마다 농산물 가격이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 미국 달러 대비 링깃이 추가로 더 하락하게 되면 수입 사료 원료는 더욱 비싸질 것”이라며 “이는 계란 생산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고 농가는 재정적으로 더욱 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링깃은 미국 달러 대비 4.7로 시작됐으며 이는 역사상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양계장을 운영하는 웡 웨이 창(Wong Wei Chang)은 닭 사료의 두 가지 주성분인 옥수수와 대두 가격이 이달 인상됐다고 말했다.
웡은 “지난달 톤당 1,600RM이던 옥수수 가격이 1,700RM으로 인상돼 운영비 인상을 초래했다”며 “높은 생산비로 지난 2년 동안 일일 계란 생산량을 16만개에서 12만개로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생산을 늘릴 수 없어 신규 주문은 거절하고 있다”며 “대규모 농가에 도움을 구했지만 그들도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웡은 농가 이익 보호 실패가 날씨 같이 수많은 변수에 의존하는 계란 생산에 재앙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암탉은 하루에 한 개의 계란을 낳는다. 하지만 양계 농가는 공장이 아니기 때문에 계란을 낳지 못하는 날도 생긴다. 그렇다고 닭에게 더 많은 사료를 먹인다고 해서 일일 생산량을 회복하거나 늘릴 수도 없다. 결국 우기가 오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에서 양계 농가 문제를 살피고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계란을 구입할 수 있는 윈윈 전략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클랑 코스트 잡화상인협회(Klang Coast Sundry Goods Merchants’ Association)의 탄 텍 혹(Tan Teck Hoc) 회장도 지난주부터 회원 사이에서 계란 공급이 50% 줄었다고 밝혔다.
슈퍼마켓 체인 NSK도 계란 공급 문제에 직면했다. 다툭 림 춘 세(Datuk Lim Choon Se) 그룹 선임 고문도 공급업체들이 슈퍼마켓 수요의 30%만 충족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다툭은 “계란이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고객에게 구매 물량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행상인에게는 적용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소매점에 계란이 도착하면 한 시간 이내에 품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무역 FOCUS] 싱가포르 3월 수출 5.4% 증가…예상치 밑돌며 경기 우려 증폭
[기획-ASEAN트레이드] 말레이 1분기 성장률 4.4%…내수 회복 속 ‘선방’
[기획-ASEAN트레이드] 인니, 대미 무역 흑자 조정 나서…“수입 확대해 관세 피한다”
[기획-메르코스코프] 에콰도르, 14개월 연속 무역 흑자… 비석유 수출이 견인차
[기획-글로벌푸드체인] 베트남, 쌀 수출가 1위 탈환… 프리미엄 시장 공략 본격화
태국 중앙은행, 미국 관세로 태국 경제 성장 타격 예상…"협상 통해 충격 최소화 나설 것"
인도 아다니항, 25억 달러 규모의 대형 거래로 호주 Abbot Point 터미널 인수
[기획-ASEAN 트레이드] 1분기 무역 호조 이어간 베트남…수출입 쌍끌이 성장
[기획-무역 FOCUS] 인도, 방글라데시 환적 허용 중단…지역 무역에 ‘직격탄’
[기획-무역 FOCUS] 태국, 미 관세 대응 위해 ‘수입 확대·비관세 완화’ 카드 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