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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7월 수출 증가율 예상치 밑돌아… 수출 물량 6개월 연속 감소

박문선 2024-08-21 11:32:49

일본, 7월 수출 증가율 예상치 밑돌아… 수출 물량 6개월 연속 감소
사진: 일본 도쿄의 항구에 선적 컨테이너 / 출처: 로이터

일본의 7월 수출 증가율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본 경제의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에 발표된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10.3% 증가했으나,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11.4% 증가보다 낮은 수치다. 

더불어, 전체 수출 물량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수출 증가율은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가운데 나온 결과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긴축 필요성을 제기하는 주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지난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경제는 강력한 내수 소비에 힘입어 2분기 동안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이번 수출 지표는 일본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불안정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일본의 수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그 이면에는 글로벌 수요의 약세가 숨겨져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노린추킨 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 타케시 미나미는 "수출 물량 감소는 엔화 약세가 세계 수요의 근본적인 약세를 가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중국의 부동산 문제가 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있으며, 미국의 일자리 시장이 냉각되면서 글로벌 수요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칩 제조 장비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7.2% 증가했고, 미국으로의 수출도 7.3% 늘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출 증가는 엔화 약세에 의한 결과일 뿐, 근본적인 수요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한편, 7월 수입은 전년 대비 16.6% 증가하여 경제학자들이 예상한 14.9% 증가를 웃돌았다. 그 결과, 일본의 무역수지는 6,218억 엔(약 42억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예상했던 3,307억 엔보다 적자 폭이 컸다. 

이는 수출 증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일본 경제의 외부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러한 경제 지표들은 일본은행의 정책 정상화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일 경우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일본 경제의 취약한 회복세와 엔화 약세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나미 수석 경제학자는 "수출 엔진이 회복될 가능성이 낮아 보이므로, 일본 경제는 향후 몇 달 동안 임금 상승에 따른 국내 소비 회복에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금융 시장이 비교적 안정되고 소비가 견실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일본은행이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엔화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킨다면, BOJ는 내년 어느 시점에서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경제의 향후 전망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연동될 가능성이 크며, 수출과 수입의 균형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따라 일본은행의 정책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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