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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국, 한국의 수출 주춧돌에서 ‘위기요인’으로

이찬건 2023-05-22 00:00:00

수출이 8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NLCS
수출이 8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NLCS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분의 1이 넘는 중요한 중국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우리 경제의 핵심 지지대로 작용해 온 수출이 8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지면서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6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한 대중 무역수지는 지난해 10월 이후 이달 2일까지 8개월 연속으로 적자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78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중국이 한때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무역 흑자국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 등 석유 및 천연가스 수입국들을 제치고 중국이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무역 적자국으로 바뀌었다.

대중 무역수지는 8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
대중 무역수지는 8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

한국은행의 '중국 리오프닝의 국내 경제 파급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는 "중국의 자급률 상승 같은 구조적 요인은 중국 경제 회복의 (타 국가) 파급 영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이 산업 고도화를 지속해 자급률을 높여가면서 수입 수요가 기조적으로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반도체, 5G, 인공지능(AI) 등 미래 전략 경쟁에 영향이 큰 첨단산업 영역에서 중국을 세계 공급망에서 떼어내는 탈동조화(디커플링)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에 맞서, 중국은 첨단 제품 자급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래 10%에서 30%에 불과했지만, 2025년까지 7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계의 주력인 낸드플래시메모리와 관련하여, 중국 YMTC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작년 2분기 4%로 추정되었다. 이는 아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류 업체들의 기술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YMTC의 메모리 제품은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중국, 한국의 수출 주춧돌에서 ‘위기요인’으로

전기차와 그에 필요한 배터리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 또한 한중 교역 구조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중국의 CATL이라는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는 한국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한 리튬이온 축전지는 22억달러에 달했으며, 이에 반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리튬이온 축전지는 5300만달러에 불과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산화 리튬, 탄산 리튬 등 배터리 원료가 대량으로 수입되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부터 배터리 관련 주요 소재를 수입한 뒤 이를 재가공하여 배터리 완제품이나 배터리 소재 제품으로 만들어 세계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중국의 한국 대상 수출이 늘어나고, 한국의 중국 대상 수입이 증가하면서 한중 무역 구조는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이 중국에 주요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이 이를 가공해 세계에 팔아왔던 기존의 양상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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