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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에너지 FOCUS] IEA, ‘이란 전쟁’ 공급 충격 대응…사상 최대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결정

이찬건 2026-03-12 12:49:03

IEA, 사상 최대 4억 배럴 방출 결정
호르무즈 봉쇄에 글로벌 공급 충격
중동 생산 차질·LNG 공급 감소
유가 급등락…에너지 시장 긴장
[심층-에너지 FOCUS] IEA, ‘이란 전쟁’ 공급 충격 대응…사상 최대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결정
IEA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정세 악화로 촉발된 원유 공급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비축유 방출에 나선다.

IEA는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총 4억 배럴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IEA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의 긴급 비축유 방출 조치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이란 전쟁이 글로벌 석유와 가스 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와 가격 안정, 나아가 세계 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IEA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단기적인 공급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32개 회원국이 보유한 전략 비축유를 단계적으로 방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시점은 각국의 상황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다.

현재 IEA 회원국들은 약 12억 배럴 규모의 공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부 의무에 따라 산업계가 추가로 보유한 재고도 약 6억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심층-에너지 FOCUS] IEA, ‘이란 전쟁’ 공급 충격 대응…사상 최대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결정
중동 공급 충격 속 글로벌 원유 기준가격 추이(2019~2026)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핵심 변수

IEA는 그러나 비축유 방출만으로 시장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석유와 가스 공급 흐름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연안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전략적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석유와 가스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그러나 최근 군사적 긴장 고조로 선사들이 공격 위험을 우려하면서 유조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에너지 분석기관들은 이번 사태를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차질로 평가하고 있다.
라피단 에너지 그룹과 우드맥킨지 등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충격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해협을 통해 하루 약 2,0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와 액화가스가 이동한다는 점에서, IEA의 최대 비축유 방출 능력만으로는 이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심층-에너지 FOCUS] IEA, ‘이란 전쟁’ 공급 충격 대응…사상 최대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결정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글로벌 에너지 흐름에 미치는 영향

중동 생산 차질·LNG 공급 감소

중동 지역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불안도 확대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중동 주요 산유국 일부는 생산량을 줄이고 있으며, 정유시설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디젤과 항공유 공급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생산 및 운송 시설 피해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연가스 시장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글로벌 LNG 공급량이 약 20% 감소했다며 “부유한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과 LNG 화물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NG는 천연가스를 액화해 선박으로 운송하는 형태로, 발전용 연료와 난방용 에너지로 널리 사용된다.

[심층-에너지 FOCUS] IEA, ‘이란 전쟁’ 공급 충격 대응…사상 최대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결정
IEA

유가 급등락…브렌트유 한때 120달러

이번 사태는 국제 유가에도 큰 변동성을 가져오고 있다.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난 지난달 28일 이후 유가는 급등세를 보였으며,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번 주 초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다가 현재 약 90달러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다.

한편 일본 정부도 비축유 방출에 동참할 계획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중동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에너지 구조를 고려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국가 비축유 방출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EA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아랍 산유국들이 서방에 대한 석유 금수 조치를 단행한 이후,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1974년 설립된 국제기구다. 주요 선진국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 안정 확보를 핵심 임무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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