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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에너지 FOCUS] 짐바브웨 ‘리튬 수출 금지’…배터리 광물 공급망 흔드나

이찬건 2026-03-06 06:36:32

[심층-에너지 FOCUS] 짐바브웨 ‘리튬 수출 금지’…배터리 광물 공급망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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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자원 부국 짐바브웨가 리튬을 포함한 미가공 광물의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 전환으로 핵심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자원국이 부가가치 확보를 위해 정책을 강화하는 ‘자원 민족주의(resource nationalism)’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최근 리튬 정광과 원광을 포함한 미가공 광물의 수출을 즉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당초 2027년에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광산 기업들이 규제 시행 전에 대량으로 수출을 늘리자 계획보다 앞당겨 적용됐다. 정부는 이번 정책의 목적이 자국 내 가공 산업을 육성하고 광물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꼽히며,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최대 리튬 생산국 가운데 하나다. 세계적인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리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해당 자원의 전략적 중요성도 크게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광 수출을 제한하고 정·제련 산업을 국내에 유치하려는 정책은 아프리카 자원국들이 공급망에서 더 큰 이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심층-에너지 FOCUS] 짐바브웨 ‘리튬 수출 금지’…배터리 광물 공급망 흔드나
2020~2024 짐바브웨 리튬 생산량

이번 조치는 글로벌 리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짐바브웨는 세계 리튬 생산의 약 10%를 차지하는 주요 공급국으로, 수출 제한은 단기적으로 공급을 줄여 가격 상승 압력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시장 분석기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 리튬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의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일부 광산 기업들은 짐바브웨에서 채굴한 리튬을 중국으로 운송해 가공하는 구조를 유지해 왔지만, 수출 금지 조치로 인해 현지 정제 설비 투자와 가공 시설 건설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아프리카 광물 공급망이 단순 채굴 중심에서 가공 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원광 수출 대신 가공 산업 육성…아프리카 자원 전략 변화 시작될까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단순한 자원 정책이 아니라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아르투로 카탈라예리 지카마인스 자문위원은 짐바브웨의 리튬 수출 금지 정책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원료 생산국이 단순 공급자를 넘어 산업 가치사슬 상위 단계로 이동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전기차 산업이 확대되면서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핵심 광물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자원국들이 공급망에서 더 큰 부가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관련 정책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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