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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글로벌뷰포인트] WTO, "현 무역 체제로는 부족…근본적 개혁 나서야"

이찬건 2026-02-17 20:14:13

3월 카메룬 각료회의 앞두고 무역 규범 재설계 본격화
[기획-글로벌뷰포인트] WTO, 현 무역 체제로는 부족…근본적 개혁 나서야
응고지 오콘지 이웨일라 사무총장

세계무역기구(WTO)가 설립 이후 최대 위기 국면에 직면하면서 글로벌 통상 규범의 근본적 재검토와 체제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WTO 사무총장 응고지 오콘조-이웨일라는 최근 공개 발언에서 “현존하는 글로벌 무역 체계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으며,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는 다가오는 2026년 3월 카메룬에서 열릴 제14차 WTO 각료회의(MC14)를 앞두고 국제무역질서 개편을 호소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오콘조이웨일라 사무총장은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의 연설을 통해 최근 미국이 시행한 고율 관세 조치에 대해 “우리는 이러한 조치를 좋아할 수는 없으나, 이는 세계 무역 시스템 개혁의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 체계는 회복력은 있으나 충분히 견고하지 않다”며 WTO의 구조적·규범적 업그레이드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기획-글로벌뷰포인트] WTO, 현 무역 체제로는 부족…근본적 개혁 나서야
최혜국 대우 흔들리나

논의의 중심에는 WTO의 기본 원칙인 “최혜국대우(MFN)” 규범 재검토 논의가 자리하고 있다. MFN은 WTO 회원국 간 상호 차별 없는 대우를 보장하는 핵심 규범으로, 원칙적으로 한 회원국에 부여한 무역 혜택은 모든 회원국에게 자동 적용된다. 그러나 최근 여러 회원국이 제기한 문제는, 글로벌 무역 현실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규범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일부 국가들은 MFN 적용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WTO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교역에서 MFN 조건으로 거래되는 비중은 과거 약 80%에서 최근 약 72%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 등 주요 국가가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하면서 MFN 기반의 다자 교역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이와 맞물려 WTO 내부에서는 분쟁 해결 체계의 기능 회복 및 개선 논의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WTO의 분쟁해결체계는 세계 통상 질서의 핵심 기둥으로 여겨져 왔으나, 특히 상소기구(Appellate Body)의 기능이 2019년 이후 사실상 정지되면서 그 효력이 대폭 약화된 상태다. 핵심 분쟁 해결 절차가 멈춰 서면서 회원국 간 갈등 조정 기능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다자무역의 근간 흔들리나…'최혜국대우' 존속 여부 ‘안갯속’

WTO 개혁 논의의 쟁점 중 하나는 의사결정 구조도 문제삼고 있다. 현재 WTO는 모든 주요 결정을 회원국 전체의 합의로 결정하는 ‘만장일치(consensus)’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새로운 협약·규칙 채택이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대규모 다자 규범 재설계가 필요한 현 상황에서는 이러한 합의 기반 구조가 오히려 개혁 추진의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WTO는 전통적인 자유무역 규범 유지와 더불어, 21세기 무역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규칙 정립, 분쟁 해결 능력 강화, 의사결정 절차 혁신 등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전환점에 서 있다. 오콘조-이웨라는 “WTO가 세계 무역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중심축 역할을 계속하려면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개혁 의지를 피력했다.

WTO 전 사무차장이자 국제 무역 전문가인 애너벨 곤잘레스 박사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WTO가 이번 MC14에서 큰 틀의 개혁 방향성을 제시하되, 향후 세부 규범과 절차에 대한 단계적 논의를 이끌어야 할 것"이라면서 "MFN 원칙의 유연성 확대, 분쟁 해결 시스템의 정상화, 디지털·환경 분야 통상 규범 신설 등 핵심 아젠다에 관한 논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획-글로벌뷰포인트] WTO, 현 무역 체제로는 부족…근본적 개혁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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