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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부 항구 원유 수출, 4월 5% 증가 전망…기상 개선 및 유조선 가용성 확대 영향

박문선 2025-03-26 11:24:17

- 정유소 유지보수·CPC 파이프라인 차질 속 수출 증가…OPEC+ 감산보다 내수 영향 커
러시아 서부 항구 원유 수출, 4월 5% 증가 전망…기상 개선 및 유조선 가용성 확대 영향
사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일출 무렵 핀란드 만의 항구로 향하는 화물선 / 출처: 로이터

러시아의 서부 항구에서 출하되는 원유 수출량이 오는 4월에 전월 대비 약 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프리모르스크, 노보로시스크, 우스트루가 등 주요 항구를 통한 석유 출하량이 하루 평균 약 10만 배럴 증가해 총 197만 bpd(일일 배럴 수)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이터는 익명의 세 가지 무역 및 산업계 소식통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러한 전망을 보도했다.

이번 수출 증가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국내 정유소의 유지보수 작업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며, 이는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른 생산 조절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원유 품목 수출 확대

데이터에 따르면, 우랄산 원유(Urals crude)와 카자흐스탄산 KEBCO, 시베리아 경유(Siberian Light)를 포함한 주요 원유 품목의 4월 출하 및 운송 물량이 3월 대비 약 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당 항구를 통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산 원유 수출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조선 제재 완화 및 날씨 호전…수출 여건 개선

4월 수출 증가에는 날씨 조건 개선과 유조선 가용성 확대도 큰 역할을 했다. 앞서 1월 미국은 러시아 원유 수출에 관여된 183척의 유조선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물류에 큰 제약이 따랐으나, 최근 새로운 비제재 선박들이 수출 운송에 투입되면서 전체 함대 운용에 여유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선박들이 추가되면서 물량을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이 확대되었고, 기상 조건도 한층 안정되어 선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전했다.

정유소 유휴 설비 감소 계획…그러나 드론 공격 등 변수 존재

예비 계획에 따르면, 4월 러시아 정유소의 유휴 1차 정제 용량은 3월보다 약 70만 톤 감소한 290만 톤으로 설정됐다. 이는 정유소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원유 수출보다 내수 소화량이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그러나 상황은 유동적이다. 최근 러시아 내 주요 정유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지보수 일정이 조정되거나 예기치 않게 정제 설비가 멈추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한 러시아 석유 거래자는 “정유공장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현재 계획보다 유휴 설비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PC 파이프라인 차질로 다른 항구로의 수출 우회 가능성

또 다른 수출 증가 요인은 카스피해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시스템의 일시적인 공급 차질이다. 3월 19일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카브카즈스카야(Kavkazskaya) 지역 석유 저장소가 공격을 받아 큰 화재가 발생, CPC로 연결되는 주요 환적 지점이 파괴됐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원유 공급이 감소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물량이 노보로시스크(Novorossiisk) 등 서부 항구로 우회되어 수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CPC 시스템을 통한 월간 공급량은 13만 톤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 물량의 일부가 다른 경로로 재지정될 경우 서부 항구의 수출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OPEC+ 감산 계획…러시아, 초과 생산 보상 착수

한편, 러시아는 OPEC+ 감산 합의에 따라 과잉 생산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단계적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5년 3월에는 하루 2만5천 배럴, 4월에는 5만1천 배럴, 5월에는 7만6천 배럴, 6월에는 10만2천 배럴을 각각 감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 정제설비 정비 및 수출 운송 증가가 이러한 감산보다 더 큰 변동성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러시아는 원유 수출에 있어 국제 제재, 물류 제약, 지정학적 위기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시장 다변화 및 공급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향후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 주요 시장에 대한 수출 전략을 재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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