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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친환경 제트연료(SAF) 생산 증가…수출 확대 전망

박문선 2025-03-18 10:25:47

- 공급 증가로 지역 수요 초과…연료 가격 하락 가능성

- 싱가포르·태국 2026년부터 SAF 의무화, 일본·한국도 정책 도입 예정

- 생산 과잉 속 수출 증가…유럽 및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아시아, 친환경 제트연료(SAF) 생산 증가…수출 확대 전망
사진: 싱가포르 투아스 사우스에 위치한 네스테 정유공장 전경 / 출처: 로이터

아시아의 친환경 제트연료(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올해와 내년 지역 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SAF의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아시아 지역 생산업체들은 유럽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SAF 생산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지역 내 소비가 여전히 낮아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SAF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SAF 가격이 생산 비용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일부 SAF 프로젝트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공급 증가는 SAF 가격이 높고 조달이 어려워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공사들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 SAF 생산 증가… 2025년까지 연간 350만 톤 도달 전망

현재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최소 5개의 SAF 프로젝트가 올해 시작되었거나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일부는 유럽 및 글로벌 시장으로의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4년부터 항공 연료에 최소 2%의 SAF 사용을 의무화했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SAF 사용 의무화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상황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SAF 생산 능력은 2025년 말까지 연간 350만 톤(일일 77,671배럴)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예상 생산량 124만 톤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러한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SAF 사용 의무화가 시행되지 않는 국가들이 많아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각국 SAF 정책 현황… 2026년부터 의무화 본격 시행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SAF 사용 의무화가 가장 빠르게 도입될 국가는 싱가포르와 태국이다. 두 국가는 2026년부터 항공 연료의 1%를 SAF로 대체하는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은 2027년부터 SAF 사용을 1% 의무화, 일본은 2030년까지 SAF 비율을 10%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무화 정책이 지역 내 SAF 수요를 충분히 견인할지는 미지수다. 녹색 에너지 기업 Apical의 람베르토 가지오티는 “아시아에서는 통일된 SAF 정책이 부재하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아시아가 2026년까지 SAF 순수 수출국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공급 과잉으로 SAF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친환경 제트연료(SAF) 생산 증가…수출 확대 전망
태국, 말레이시아, 일본은 계획된 의무 및 목표에 앞서 향후 2년 내에 아시아에서 '녹색' 항공 연료의 신규 용량에 기여할 주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시아 주요 SAF 프로젝트 및 수출 확대 전망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SAF 생산을 확대하는 주요 기업들은 싱가포르, 태국, 일본,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및 동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Neste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SAF 생산 시설로, 2024년 370,000톤 이상의 SAF를 수출했으며, 대부분이 유럽으로 향했다.

일본 정유사 Cosmo Energy(5021.T)는 4월부터 SAF 생산을 시작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총 5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단행했다.

태국의 PTT Global Chemical(PTTGC.BK)과 Bangchak Petroleum(BCP.BK)도 올해 2분기 내 SAF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향후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대만의 포모사 석유화학(6505.TW)은 2024년 내 대만 국내 항공사를 대상으로 최대 6,000톤의 SAF를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2025년까지 최대 10,000톤을 목표로 했던 기존 계획보다 낮은 수치다.

말레이시아의 EcoCeres는 올해 4분기 말레이시아 조호르에 연간 42만 톤 규모의 SAF 및 바이오디젤 생산 시설을 가동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총 생산량을 연간 77만 톤으로 확대하고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EcoCeres의 CEO Matti Lievonen은 “이 새로운 생산 시설이 유럽 수출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일본, 한국, 호주, 중국,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밝혔다.

아시아, 친환경 제트연료(SAF) 생산 증가…수출 확대 전망
전통적인 제트연료와 SAF 간의 가격 차이는 지난 4년 동안 공급 증가와 예상보다 느린 전반적인 수요로 인해 좁아졌습니다

SAF 가격 하락 전망… 제트 연료와의 가격 차이 감소

SAF의 생산이 증가하면서 가격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rgus의 아시아 바이오연료 가격 책정 책임자 로렌 모핏은 “아시아의 SAF 공급이 과잉될 경우, 2026년까지 SAF는 순수 수출용 연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싱가포르 FOB(선적 조건 무료) 기준 SAF와 기존 제트 연료의 가격 차이는 2023년 3배에서 2024년 2.4배로 감소하며,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용된 식용유에서 SAF를 생산하는 비용이 톤당 500~600달러로 추산되는 반면, 아시아 지역 SAF 현물 가격은 약 1,700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SAF의 생산 단가가 기존 제트 연료보다 여전히 높지만,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점진적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아시아 SAF 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 세계 SAF 수요는 2030년까지 최소 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아시아 지역 생산업체들은 유럽 및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IATA(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24년 전 세계 SAF 생산량이 1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150만 톤이라는 기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SAF의 생산 속도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아시아가 SAF 생산과 수출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싱가포르, 일본, 한국, 말레이시아 등이 적극적으로 SAF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유럽, 북미, 호주 등으로의 수출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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